스윕패 위기에서 주장 김선빈(34)과 사령탑 김종국 감독은 모두 사생결단의 의지로 작두 위에 올라탔다. 작두 위에서 내린 결정이 모두 적중하면서 빅이닝을 완성했고 스윕패 위기를 탈출했다.
KIA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스윕패 위기에서 KIA는 살아났다. 시즌 23승24패로 중위권 버티기를 이어갔다.
팽팽한 투수전 양상의 경기였다. KIA는 선발 이의리가 제구 난조로 위태롭게 버텼다. 타선은 롯데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역시 기회를 잡았지만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회까지 0-0의 경기였다.
KIA가 6회부터 한현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고종욱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소크라테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한현희를 강판시켰다.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2-0의 리드를 만들었다.
무사 1,2루 기회에서 타석에는 김선빈이었다. 김선빈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기지를 발휘했다. 갑자기 번트 모션을 취했고 1-2루간으로 밀어서 기습번트를 댔다. 번트를 대는 탄력으로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롯데 1루수 정훈이 타구를 잡고 1루 커버를 들어가던 투수 김진욱에게 토스를 했지만 이를 놓쳤다.
롯데의 허를 찌르는 김선빈의 판단이었다. 다만, 1루 주자 최형우의 주력이 느리다는 점, 푸시 번트였기에 타구가 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한 도박수가 될 수 있었지만 이 도박수가 통했다.
무사 1,2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KIA로서는 추가점을 위해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난한 희생번트가 아니었다. 이우성의 번트 모션은 페이크였고 슬래시 작전을 수행했다. 이우성의 타구는 우익수 키를 훌쩍 넘기며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KIA의 희생번트를 예상하고 전진해 있던 내야와 외야를 모두 꿰뚫는 타구였다.
두 번의 모험수가 모두 통하며 4-0으로 달아난 KIA는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분위기를 탔고 이후 김규성의 우전 적시타, 류지혁의 중전 적시타를 묶어서 2점을 더 뽑아내며 6-0을 만들었다. 롯데를 정신없이 흔들었고 ‘약속의 6회’로 스윕패 위기를 극복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