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래이자 현재로 붙어다니는 ‘굴비즈’가 재결합했다. ‘맏형’ 김지찬(22)이 돌아오면서 김현준(21), 이재현(20)과 다시 뭉쳤다.
김지찬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지난달 24일 좌측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열흘 만에 돌아온 김지찬은 9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1사구 2득점으로 삼성의 7-2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화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를 맞아 3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김지찬은 5회 1사 2루 찬스에서 우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줬다. 선두타자로 나온 8회에는 베테랑 좌완 정우람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치며 4득점 빅이닝 발판을 마련했다.
9회 마지막 타석은 김기중에게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걸어나갔다. 멀티히트 포함 3출루 경기. 비교적 짧은 공백이었지만 빠르게 타격감을 찾았고, 2루 수비와 주루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 후 김지찬은 “이기면 항상 좋다. 잠깐 내려갔다가 왔는데 복귀 첫 날부터 이겨서 더 좋다. 늘 그랬듯 적극적으로 타격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엔트리 빠질 때) 햄스트링이 엄청 아파서 내려간 게 아니었다. 하루이틀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봤는데 생각대로 크게 문제가 없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항상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고 말했다.
김지찬은 스프링캠프 막판에 햄스트링 통증으로 조기 귀국한 바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 차원에서 엔트리에 말소된 것이었지만 내려갈 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굴비즈 멤버가 뭉친 지 4경기 만에 다시 흩어진 것이 아쉬웠다.
김현준이 지난 3월말 오른손 유구골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면서 굴비즈는 개막을 함께 맞이하지 못했다. 김현준이 지난달 19일 1군에 올라오며 뒤늦게 굴비즈가 가동됐지만 4경기 만에 김지찬의 이탈로 다시 흩어졌다. 김지찬은 “현준이가 오고 나서 얼마 안 돼 제가 빠졌다. ‘저희 셋은 뭉치면 안 되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11일 만에 굴비즈 재결합은 기쁘지만 선배 구자욱의 부상에 김지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구자욱은 8회 문현빈의 우측 파울 지역에 뜬 타구를 잡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하다 우측 햄스트링 통증을 일으켰다. 허벅지를 부여잡고 쓰러진 채 통증을 호소한 구자욱은 들것에 실려나갔다. 근육 미세 손상이 의심되는 가운데 4일 엔트리 말소 후 5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구자욱이 쓰러진 순간을 김지찬은 못 봤다. 1루수, 2루수, 우익수가 다 같이 달려들었지만 콜플레이를 한 김지찬이 문현빈의 파울플라이 타구를 침착하게 잘 잡았다. 타구를 아웃 처리한 김지찬이 뒤를 돌아봤을 때 이미 구자욱은 달려오다 넘어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