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못 쳐도 영웅 대접…‘다이빙→담장 앞 점핑’ 외야 지배하는 배지환이라 가능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4 05: 30

찬스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도 영웅 대접을 받는다. 다이빙에 점핑까지 외야를 종횡무진 누비는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라 가능한 일이다.
배지환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팬들과 동료들을 열광시킨 두 차례의 호수비로 팀 역전승에 기여했다. 비록 안타는 신고하지 못했지만 배지환은 이날 경기 후반부의 영웅이었다. 
첫 타석에서는 그래도 팀 배팅을 통해 진루타를 만들어냈다. 0-0으로 맞선 2회 무사 1루서 1루수 땅볼을 치며 1루주자 카를로스 산타나의 2루 진루를 도왔다.

[사진] 배지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두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0-5로 뒤진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배지환은 0B-1S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플래허티의 2구째 너클커브를 제대로 받아쳤지만 가운데 담장 바로 앞 워닝트랙에서 중견수 뜬공이 됐다. 배지환의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낸 야수는 지난 3월 한국 야구대표팀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토미 에드먼이었다. 이강철호에서 2루수를 맡았던 에드먼은 내,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0-5로 끌려가던 6회 무사 1, 2루에서는 유격수 야수선택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3-5로 뒤진 7회 1사 2, 3루 동점 찬스를 맞이했지만 지오바니 갈레고스 상대 8구 승부 끝 파울팁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무안타 침묵으로 시즌 타율마저 2할7푼5리에서 2할6푼8리로 떨어졌다. 
[사진] 배지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야구는 공격이 있으면 수비도 있는 법. 비록 공격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는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에드먼과 마찬가지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배지환은 2루수로 경기를 시작해 8회 시작과 함께 중견수로 이동했다. 그리고 8회와 9회 외야를 지배하며 홈팬들과 동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배지환은 7-5로 리드한 8회 1사 1루서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놀란 고먼의 안타성 타구를 지웠다. 타구가 다소 짧았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전력질주한 뒤 몸을 던져 슈퍼캐치를 해냈다. 마운드에 있던 콜린 홀더맨은 오른 검지를 들어 올려 배지환의 호수비에 경의를 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여전히 7-5로 앞선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알렉 버럴슨의 장타성 타구를 중앙 담장 앞 워닝트랙에서 점핑캐치로 지우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홈팬들과 현지 중계진은 열광했고, 마무리 데이비드 베드너는 배지환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배지환은 밝은 미소로 이에 화답했다. 
피츠버그는 결국 세인트루이스를 7-5로 꺾고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3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29승 27패. 배지환은 찬스마다 번번이 침묵했지만 두 차례의 환상적인 호수비로 이를 만회함과 동시에 PNC파크의 외야를 지배하며 수훈선수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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