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 때부터 ‘제2의 오승환’으로 주목 받은 KT 필승조 박영현(20)이 데뷔 2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챙겼다.
박영현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8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박영현은 올 시즌 22경기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 중인 필승조 전문 요원. 그런 그가 8-3으로 앞선 5회 1사 1, 2루라는 낯선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KT 이강철 감독은 4연패를 끊기 위해 선발 웨스 벤자민이 5회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뒷문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박영현을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단기전에서나 볼 수 있는 경기 운영이었다.
사령탑의 결단은 적중했다. 그만큼 박영현의 구위가 좋았다. 박영현은 등판과 함께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허경민을 3루수 뜬공 처리하며 혼란을 수습했고, 12-3으로 리드한 6회 송승환, 대타 김재호, 장승현을 9구 삼자범퇴 처리하며 빠르게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박영현은 여전히 12-3으로 앞선 7회 김민수와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3개. KT의 4연패 탈출을 이끌며 보상으로 데뷔 첫 승리를 챙겼다. 작년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뒤 75경기 만에 따낸 승리였다.
박영현은 경기 후 “오늘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팔이 잘 풀리는 느낌이었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고 전달받았을 때 마음을 한 번 더 다잡으려고 했다. 좋은 컨디션으로 멀티 이닝을 소화하고 잘 막아내 만족스럽다”라고 첫 승 소감을 전했다.
유신고를 나와 2022 KT 1차 지명된 박영현은 데뷔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마무리 유망주다. 첫 시즌 인상은 강렬했다. 정규시즌 52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과 함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신기록(만 19세 6일)을 수립했다.
작년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박영현은 “올해는 작년보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자신감이 생기니 내 공을 믿고 던지게 되는 것 같다. 첫 승리를 이뤄내 기분이 좋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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