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혐의를 벗은 이영하(26·두산)가 두산 원정 팬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이영하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8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4개.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영하는 3-13으로 크게 뒤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8월 13일 잠실 SSG전 이후 294일만의 등판이었다. 앞서 이승엽 감독은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이영하는 편안한 상황에서 첫 경기를 치르게 할 예정이다”라고 밝힌 터.
3루 내야석을 가득 메운 두산 원정 팬들은 이영하의 등장과 함께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8회가 시작되자 “구원투수 이영하! 삼진 이영하!”를 외치며 학폭 혐의를 벗고 돌아온 선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과거 17승 에이스답게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첫 타자 배정대를 예리한 슬라이더를 이용해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안치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사 후 강현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장준원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최고 149km의 직구와 슬라이더 2개의 구종을 이용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작년 여름 학교폭력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영하는 9개월간의 기나긴 법정 공방 끝 지난달 31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잠실구장으로 향해 지난해보다 4000만 원 삭감된 1억6000만 원에 2023시즌 연봉 계약을 완료했고, 퓨처스리그 1경기를 소화한 뒤 이날 곧바로 1군 콜업됐다. 셋업맨 정철원이 WBC 음주 파문으로 말소되면서 예상보다 콜업 시기가 당겨졌다.
이영하는 남은 시즌 선발이 아닌 이날처럼 불펜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은 “정철원이 이탈하면서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라며 “준비 기간이 부족해 올해는 중간으로 기용하겠다. 2군에서 보여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정철원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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