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야수 윤정빈(24)이 데뷔 첫 홈런을 대타 동점포로 장식했다. 공 하나로 선발승 요건을 날린 펠릭스 페냐(33·한화)는 잘 던지고도 웃지 못했다.
페냐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로 호투했지만 2-2 동점 상황에서 내려가 승패 없이 물러났다.
1~2회 연속 공 8개로 이닝을 끝낸 페냐는 3회에도 삼자범퇴로 기세를 이어갔다. 4회 호세 피렐라의 유격수 내야 안타와 이도윤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이어진 1사 2루에서 강민호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지만 안주형과 김동엽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넘어갔다.
5회 1사 1,2루에서 김현준을 2루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낸 페냐는 6회에도 피렐라-구자욱-강민호로 이어진 중심타선을 3연속 내야 땅볼 처리하며 안정감을 이어갔다. 6회까지 투구수도 77개에 불과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냐는 안주형을 헛스윙 삼진, 김동엽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가볍게 투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여기서 뜻밖의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다. 1군 통산 24경기, 23타석에서 홈런이 없는 윤정빈에게 결정적 한 방을 허용한 것이다. 오재일 타석에 대타로 들어선 윤정빈은 볼카운트 2-1에서 페냐의 4구째 몸쪽 낮은 146km 직구를 통타, 이글스파크에서 가장 깊은 중앙 백스크린 최상단 너머로 타구를 넘겼다. 비거리 135m 대형 홈런.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페냐는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데뷔 첫 홈런을 짜릿한 대타 동점포로 장식한 윤정빈은 “상대 투수가 공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이면 무조건 돌린다고 생각하고 들어섰다. 마침 직구가 들어와 힘껏 스윙했다. 맞는 순간에는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3루까지 무조건 뛰어가려 했다"고 첫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2차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윤정빈은 이날 전까지 1군 통산 24경기 타율 9푼1리(2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상무를 다녀온 군필 선수로 삼성의 거포 유망주 자원 중 하나로 육성됐고, 이날 데뷔 첫 홈런으로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윤정빈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삼성은 8회 4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으며 7-2 역전승을 거뒀다. 8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한화가 마무리투수 박상원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구자욱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했고, 강민호의 볼넷으로 계속된 만루에서 대타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 김동엽의 1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2-2 동점 상황에서 내려온 페냐는 다 잡은 승리 요건을 공 하나로 놓쳤다. 윤정빈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다음 타자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페냐의 총 투구수는 97개로 스트라이크 60개, 볼 37개. 최고 150km, 평균 148km 직구(44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4개), 체인지업(19개)을 구사했다.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페냐는 평균자책점을 3.50에서 3.25로 낮추는 데 만족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