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타격감이 안 좋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꾸준히 연습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6월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삼성 오재일이 모처럼 손맛을 봤다. 오재일은 지난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5회 달아나는 한 방을 날렸다.
2사 1루 상황에서 이태양의 1구째 직구(137km)를 힘껏 받아쳐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30m.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걸 직감할 수 있을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지난달 4일 대구 키움전 이후 29일 만의 홈런이었다. 삼성은 한화를 8-7로 꺾고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오재일은 삼성 이적 첫해인 2021년 타율 2할8푼5리(418타수 119안타) 25홈런 97타점 64득점을 올리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작년에도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8리(470타수 126안타) 21홈런 94타점 57득점으로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4월 한 달간 타율 1할9푼3리(83타수 16안타) 3홈런 16타점 10득점에 그쳤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로서 5월이 되면 다를 것이라고 했으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20경기에 나서 타율 1할5푼2리(66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팀 타선이 침체에 빠질 때마다 오재일의 부진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박진만 감독도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면서 팀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할 오재일의 반등을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렸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터진 이 한 방은 부진 탈출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경기 후 MBC 스포츠플러스와의 인터뷰에 나선 오재일의 홈런 소감을 들어보자. "오랜만에 좋은 타구가 나왔고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기는 경기에서 홈런이 나와 아주 기쁘다.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오랜만이라 살짝 의심했다. 제대로 맞아 넘어간 것 같다".
지난달 31일과 1일 이틀 연속 문학 SSG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그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기에 3일 만에 (스타팅으로) 나갔는데 좋은 타구가 나와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누구보다 힘겨운 5월을 보냈으나 좋아질 거라 굳게 믿었다. 오재일은 "계속 타격감이 안 좋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꾸준히 연습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6월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오재일의 시즌 타율은 1할7푼6리(153타수 27안타)에 불과하나 27타점을 올리며 팀내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의미. 그는 "타격감은 떨어져 있지만 중심 타자이고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기에 주자가 있을 때 최대한 해결하려고 하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장타가 나온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재일은 박진만 감독을 향해 한 마디 던졌다. "계속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곧 나온다"고.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