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꼴찌 수모’ 보다 못한 마법사들, 밤 10시 특타 자청…수원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3 06: 25

2일 수원KT위즈파크의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최근 3경기 연속 1득점으로 4연패 빌미를 제공한 타자들이 퇴근하지 않고 특타를 자청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7번째 맞대결에서 1-10 완패했다. 이날 결과로 4연승 뒤 4연패에 빠지며 시즌 30패(16승 2무) 고지를 밟고 말았다. 순위는 여전히 9위 한화에 2경기 뒤진 최하위. 
타선 침묵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박정수-백승우로 이어지는 두산 마운드를 만나 3안타에 1점밖에 뽑지 못했다. 안타는 4회 문상철의 2루타, 8회 강현우의 솔로홈런, 9회 대타 강백호의 중전안타가 전부. 4회 문상철의 2루타 이후 박병호의 타구가 좌익수 호세 로하스의 호수비에 잡히는 불운을 겪었고, 강백호 안타는 이미 승기가 넘어간 9회 2사 후에 나왔다. KT 타선은 두산 마운드 공략에 철저히 실패했다. 

KT 선수들이 경기 후 특타 훈련을 하고 있다 / backlight@osen.co.kr

2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다.경기가 시작 전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06.02 /hyun309@osen.co.kr

KT 박병호 / OSEN DB
이날 경기 종료 시간은 오후 9시 25분. 그러나 KT위즈파크의 조명은 10시가 넘도록 꺼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사전훈련 때나 볼 수 있는 배팅 케이지가 설치됐고, 4번타자 박병호, 간판타자 강백호, 장준원, 강현우 등이 방망이를 들고 나와 김태균 수석코치가 던져주는 배팅볼에 특타를 진행했다. KT 관계자는 “오늘 경기 후 특타는 계획에 없던 일이다. 선수들이 훈련을 자청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 좌측 외야 한편에서는 이례적으로 수비 훈련까지 진행됐다. 내야수 이호연과 외야수 김민혁이 이강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이른바 수비 보충 수업을 받았다. 특타와 달리 수비훈련은 이 감독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두 선수는 7회 엉성한 수비로 빅이닝 빌미를 제공했다. 0-1로 뒤진 7회 2사 후 3루수 이호연이 이유찬의 날아오는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공이 외야로 흘러나갔고, 좌익수 김민혁이 빠르게 앞으로 뛰어나와 이를 잡았지만 송구 동작 실수로 이유찬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흔들린 KT 마운드는 7회에만 대거 5실점하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KT 강백호 / OSEN DB
시즌에 앞서 LG, SSG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 KT는 48경기를 치른 현재 16승 2무 30패(승률 .348) 꼴찌에 머물러 있다. 부상자 속출, 외국인 원투펀치 부진, 선발야구 붕괴, 무기력한 타선 등 여러 부정적 요인이 맞물리며 지난 7일 최하위 추락 이후 한 달 가까이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96경기나 남아있고,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NC와의 승차도 7.5경기 차이지만 최근 경기력은 희망이 아닌 실망 그 자체였다. 
특히 타선이 4연패 기간 동안 7점밖에 뽑지 못했다. 28일 대구 삼성전 4-6 패배에 이어 30일 광주 KIA전 1-6, 31일 KIA전 1-7, 6월 2일 두산전 1-10 패배까지 공격력이 답답하고 또 답답했다. 이를 보다 못한 타자들이 퇴근 후 특타를 자청해 타격감 회복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3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두산의 5선발 김동주를 만나는 KT 타선. 특타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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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다.경기가 시작 전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06.02 /hyun30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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