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로 각광받았던 강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31)가 FA 먹튀로 전락하며 콜로라도 로키스의 ‘재앙’이 되고 말았다. 7년 1억8200만 달러(약 2370억원) 장기 계약의 2년째인데 반등 기미가 안 보여 눈앞이 캄캄한 지경이다.
콜로라도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이언트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MLB.com은 ‘왼쪽 발뒤꿈치 타박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브라이언트의 고통스런 로키스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부상이 발생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은 “지난해 존저근막염과는 관련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콜로라도와 7년 1억8200만 달러(약 2370억원)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브라이언트는 그러나 첫 해 42경기만 뛰며 무려 120경기를 결장했다. 지난해 4월 허리 부상이 5월에도 재발하며 연이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7월 마지막 경기 이후에는 왼발 족저근막염으로 시즌 아웃됐다.
올해는 개막 이후 두 달을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었지만 성적이 나지 않았다. 50경기 타율 2할6푼3리(190타수 50안타) 5홈런 17타점 OPS .719로 코로나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을 빼면 자신의 9시즌 커리어 통틀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 수치는 -0.5로 없느니만 못한 수준.
콜로라도 홈구장 쿠어스필드 효과도 전혀 없다. 해발고도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 비거리가 증가하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그런데 올해 브라이언트는 쿠어스필드에서 24경기 타율 2할5푼8리(93타수 24안타) 3홈런 10타점 OPS .747로 나머지 타자들의 타율(.291) OPS(.832)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미국 ‘CBS스포츠’도 ‘브라이언트는 시즌 초반 평균 수준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2할6푼3리로 떨어졌다. 50경기에서 홈런이 5개에 불과하며 장타율은 .374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조정 OPS 87, WAR -0.5’라며 ‘부상은 늘 파워를 떨어뜨리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예전처럼 강한 타구가 없고, 너무 당겨치는 경향이 있다. 멘탈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 브라이언트는 2015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 2016년에는 MVP와 함께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잘생긴 외모와 함께 스타성이 폭발하며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 유니폼 판매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