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예상 못하셨겠지만..." 응원가 떼창에 글썽거린 천재 유격수, 땀은 거짓말을 안한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6.02 22: 31

팬들의 응원가 떼창에 글썽거리기도 했다. 천재 유격수로 불렸던 이학주가 드디어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학주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회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만루포를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학주는 올해 9번째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FA 노진혁의 합류로 이제는 단순히 유격수가 아니라 2루, 3루를 오가는 전천후 백업 역할을 하고 있는 이학주. 얼마 되지 않는 선발 출장 경기에서도 중후반이 되면 대타로 교체되곤 했다. 올해 성적은 32경기 타율 1할9푼2리(26타수 5안타) 1타점 4득점 OPS .414에 불과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가 1회말 1사 만루 우월 만루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3.06.02 / foto0307@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가 1회말 1사 만루 우월 만루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3.06.02 / foto0307@osen.co.kr

하지만 이날 이학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독성 짙은 응원가가 사직구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리게끔 했다. 3-0으로 리드를 잡은 뒤 맞이한 1사 만루에서 KBO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이자 통산 최다승 2위(162승)에 빛나는 양현종을 상대로 만루포를 터뜨렸다.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120km 커브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학주의 응원가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렸던 경기, 경기 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이학주는 팬들의 응원가 떼창에 "이 응원가를 들어서 너무 좋다. 선수들은 응원가를 듣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모자를 벗어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시했다.
취재진 앞에서는 "그동안 못 들은 것은 확실히 제 탓이다. 제가 제 응원가를 더 들을 수 있게 준비를 잘 했어야 했다"라면서 "오늘 또 잘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내일도 똑같이 하루를 준비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겠다"라고 웃었다.
이학주는 "오늘 이상하게 공이 중심이 잘 맞았다"라고 웃으면서 "사실 기분이 너무 좋다. 표정 관리를 하느라 힘들었다. 너무 좋은데 또 티가 나면 안될 것 같았다. 속이 좀 뻥 뚫리는 것 같다"라고 KBO리그 첫 만루홈런의 소감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만루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다들 예상하지 못하셨겠지만, 저는 그 그종 하나만 노리고 있었다. 오늘 배팅훈련때도 문규현 코치님께 변화구를 많이 던져달라고 얘기를 했는데 딱 기회가 왔다"라면서 "이 기회를 곡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또 수석코치님이 얘기했던 것처럼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 늘어지자는 생각으로 갖고 타석에 임했저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
그동안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음에도 이학주는 그늘지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고 구슬땀을 흘렸다. 덕아웃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등 역할을 했다. 이날 만루홈런 때 평소 절칠한 사이인 황성빈, 고승민은 물론 무뚝뚝한 주장 안치홍을 비롯해 유강남 등 베테랑 선수들까지 모두 자신의 일인 것처럼 축하해줬다.
올 시즌 마음고생을 적지 않게 했던 이학주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근 1군에 콜업된 라이언 롱 코치와 함께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일찍 나와서 웨이트를 준비했고 코치님들도 기술적으로 많이 도와주셨다"라면서도 "그동안 속마음을 잘 얘기하지 못했는데 최근 1군에 콜업된 라이노(라이언 롱) 코치와 제 안에 있는 얘기를 좀 했었다. 그래서 고맙다고 얘기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가 1회말 1사 만루 우월 만루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3.06.02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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