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음주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두산 필승조 정철원이 2군으로 내려가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
두산 베어스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시즌 7차전을 앞두고 우완투수 정철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 3월 WBC 기간 동안 일본 도쿄에서 음주 파문을 일으킨 투수 3명 중 1명이 두산 선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에 이어 태극마크까지 달며 승승장구했던 정철원은 6월 1일 창원 NC전에 앞서 대회 기간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정철원은 안산공고 선배이자 국가대표 에이스인 김광현을 따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원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 야구팬들과 모든 분들께 너무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WBC 대회 중인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나고 술자리를 가졌다.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라고 사과했다.
당초 두산 구단은 정철원의 1군 말소 없이 KBO 조사를 기다릴 계획이었지만 이날 플랜을 바꿨다. 두산 관계자는 “내부회의 끝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본인도 현재 반성 중이며 술 마신 걸 부끄러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자숙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자숙이 필요하다. 선수에게도 현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 선수가 그렇게 됐으니 지도자로서, 또 선생님으로서 나 또한 죄송스럽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철원의 이탈로 필승조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철원은 마무리 홍건희에 앞서 8회를 지키는 특급 셋업맨이었다. 이 감독은 “홍건희가 그대로 마무리를 맡고, 김명신, 박치국, 이형범, 백승우 등을 상황에 따라 기용할 생각이다. 박정수도 컨디션이 좋다. 홍건희 바로 앞은 박치국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플랜B를 밝혔다.
한편 두산은 정철원 대신 신인 좌완투수 백승우를 등록했다. 백승우는 부산고-동아대를 나와 2023 두산 7라운드 69순위 지명된 대졸 신인투수로, 시범경기서 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0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퓨처스리그 기록은 14경기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16이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때 좋은 인상을 남긴 투수다. 더 빨리 불렀어야 했는데 컨디션이 덜 올라와 지금 콜업하게 됐다”라며 “시범경기 당시 짧았지만 상대를 압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눅들지 않고 힘차게 공을 던지더라. 당당하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투구를 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KT 배제성을 맞아 김대한(우익수)-정수빈(중견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호세 로하스(좌익수)-허경민(3루수)-박계범(유격수)-장승현(포수)-이유찬(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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