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커트 플레이는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다. 밥 멜빈(62) 샌디에이고 감독이 인정했다. 홈을 비운 포수 게리 산체스(31)의 책임이 컸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1-2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1-0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가 등판했지만 볼넷과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진 세구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1-1 동점이 됐다. 헤이더의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
여기서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나왔다. 샌디에이고 좌익수 후안 소토가 홈으로 송구했는데 3루수 김하성이 커트맨으로 나서 중계 플레이를 했다. 소토의 홈 송구가 홈플레이트 기준 오른쪽으로 벗어났고, 강도도 약했다. 홈으로 쇄도하는 2루 주자 율리 구리엘을 한번에 잡기 어려운 송구였다.
이에 김하성이 마운드 근처에서 소토의 송구를 끊었다. 중간에 커트맨으로 나서 공을 잡은 뒤 빠르게 홈으로 다시 연결했다. 그런데 이 순간 샌디에이고 포수 산체스가 홈을 비웠다. 소토의 최초 송구 방향대로 홈플레이트 오른쪽에 위치했고, 김하성이 던진 공은 홈 뒤쪽으로 백업을 간 투수 헤이더가 잡았다.
만약 산체스가 홈을 지켰다면 태그 아웃을 노려볼 만한 타이밍이었다. 투수 헤이더가 홈 뒤쪽을 백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체스가 굳이 소토의 송구를 따라갈 이유는 한 가지 빼고 없었다. 홈 승부를 포기하고 타자 주자의 2루 진루를 막기 위한 목적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김하성과 산체스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실점은 실점대로 하면서 타자 주자의 2루 진루까지 허용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닉 포르테스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샌디에이고가 1-2로 패했다.
‘MLB.com’은 이 상황에 대해 ‘좌익수 소토의 송구가 좋지 않았다. 공이 1루 베이스라인으로 갔고, 포수 산체스는 그 공을 따라갔지만 3루수 김하성이 공을 커트하며 홈으로 던졌다. 그러나 산체스는 홈을 비운 상태였고, 대기 타석 근처에서 백업을 하던 헤이더에게 공이 향했다’며 ‘소토의 송구는 김하성과 산체스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멜빈 감독은 “소토의 송구가 벗어났고, 김하성은 커트를 해야 했다. 플레이할 시간이 남아있었는데 산체스는 공을 따라가려 한 것 같다”며 김하성의 커트가 잘못된 판단이 아닐 뿐더러 산체스가 너무 빨리 홈을 비웠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체스는 “그 순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런 일은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홈에 있었다면 아웃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난 공을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7·2019년 뉴욕 양키스에서 두 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된 산체스는 통산 155홈런을 기록 중인 공격형 포수. 그러나 수비에 약점이 뚜렷한 포수로 타격 생산력마저 떨어진 뒤 양키스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시즌 후 FA가 됐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지 못한 채 4월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빅리그 콜업을 받지 못한 채 트리플A에만 머물다 한 달 만에 옵트 아웃으로 FA가 됐고,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빅리그에서 3경기를 뛰고 양도 지명(DFA) 처리됐다. 포수들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샌디에이고가 웨이버 클레임으로 데려왔고, 이날이 새로운 팀에서 두 번째 경기였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