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시즌 8승에 성공했다. 패배를 잊었다. 지난해 8월부터 11연승을 이어갔다. 277일 동안 패배를 모르는 사나이다.
플럿코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롯데전 첫 등판이었다. 롯데 타선은 거포는 없지만,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짜임새가 있다.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이 좋다, 2사 후 득점도 많은 편이다. 롯데가 5월말까지도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다.
플럿코는 이날 롯데 타선을 압도하며 올 시즌 가장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8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 평균자책점 1.88은 리그 3위다.
7이닝은 시즌 최다, 무실점은 3번째다. 최고 147km 직구 구속으로 직구(37개)와 커터(24개) 위주의 피칭에 변화구로 슬라이더(12개) 체인지업(10개) 커브(9개)를 섞어 던졌다.
플럿코는 1회 삼자범퇴로 출발했고, 2회는 고승민과 노진혁을 삼진으로 잡으며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 2사 후 김민석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황성빈을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4회 박승욱을 삼진으로 잡고,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고승민을 또다시 삼진으로 잡고서, 안치홍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처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2사 1,2루에서 노진혁을 3루수 뜬공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플럿코는 5회 하위 타순 상대로 삼진, 3루수 땅볼, 유격수 뜬공으로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는 투수 땅볼, 1루수 땅볼, 3루수 땅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7회 2사 후 노진혁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이날 1번째 위기. 윤동희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플럿코는 지난해 8월 28일 잠실 키움전부터 이날 롯데전 승리까지 11연승을 이어갔다. 277일 동안 패배를 모르고 있다.
이 기간 플럿코가 선발 등판한 16경기에서 LG는 15승 1무,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1무승부는 지난 5월 20일 잠실 한화전에서 연장 12회 1-1로 비긴 경기였다. 플럿코는 6인이 1실점으로 선발 몫을 충분히 했다. (타선 지원이 없었다).
플럿코는 경기 후 '마치 포스트시즌 같은 분위기의 경기였다'는 말에 "좋은 분위기에서 시리즈를 위닝으로 마쳐 특별하다. 팬 응원가를 들을 때 행복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부터 11연승의 비결을 묻자 "좋은 수비와 좋은 공격 덕분이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승리 소감을 말하며 "플럿코가 올시즌 선발 투수의 기둥답게 좋은 피칭을 던져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 말에 전해들은 플럿코는 "기둥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등판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다른 동료들이 이렇게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켈리, 김윤식, 임찬규와 얘기하는데 등판 때마다 서로 믿고 우리가 할 것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구성을 보면 최고의 선수들로 이뤄져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연승을 이어갈까. 플럿코는 "LG에 입단했을 때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든다. 팀이 잘하는 팀이었다. 아내와 자주 얘기하는데, 1년 전만 해도 좋지 않은 투수였는데, LG에서 기회를 주고, 이렇게 활약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운이 좋은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니까 좋은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 궁극적인 목표는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지 않을까. 1994년 이후로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 LG팬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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