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에 헌신했는데...
지난 3월 열렸던 제 5회 WBC 대회 기간 중 일본 도쿄의 유흥업소를 찾아 음주를 했던 투수 3명이 사과했다.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나온 지 하룻만이다. 여론이 들끓자 해당자로 지목받은 SSG 김광현, NC 이용찬, 두산 정철원은 1일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다.
KBO는 경위서를 받았다. 각 구단들도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확인 작업을 했다. 추가로 또 다른 선수들이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설도 있지만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KBO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할 예정이다. 국가대표로서 어긋남이 있으면 상벌위를 열어 징계할 예정이다.
핵심 당사자가 김광현이라 더 충격적이다. 어릴때부터 언제든 국가가 부르면 달려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이였다. 2009 WBC 준우승도 이끌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우승, 2019 WBSC 프리미어12 준우승의 일원이었다.
이번 WBC 대회는 태극마크 은퇴를 예고하고 마운드의 맏형으로 참가했다. 일본전 선발등판해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열패감을 달래기 위해 술집을 찾았겠지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다른 후배들은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긴장하고 준비하는데 마운드의 맏형으로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 SSG는 이날 1군 등록을 말소했다.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한국은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 최근 성적이 바닥을 기고 있다. WBC 대회는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따낸 이후 세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2021년 여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도 동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프로야구를 보는 국민들의 눈이 곱지 않았다.
프로야구계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추문으로 얼룩져왔다. 병역비리, 승부조작, 해외원정도박에 이어 코로나19 시기에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판을 벌이기도 했다. FA 협상과정에서 단장의 뒷돈요구까지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한국 야구의 수준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FA 시장은 거품이 잔뜩 끼여 준재벌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제는 WBC 밤샘 술판까지 추가했다. 선수들에게 프로야구는 잘하면 많게는 수백억 원을 벌 수 있는 꿈의 무대이다. 팬들의 사랑과 응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런데도 태극마크를 망각하고 국민을의 응원을 져버렸다. 그것이 국민적 사랑을 온몸으로 받았던 김광현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생각이 짧았다"는 사과의 말이 전정성이 있기를 바란다. 이 빚을 두고 두고 갚아야 할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