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설레인다".
KIA 타이거즈에 공격형 포수가 등장했다. 올해 8년차를 맞는 신범수(25)이다. 지난 5월31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서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생애 첫 3안타 경기였다. 이 가운데 2개는 2루타이다. 선제 결승타점도 올렸다. 올해 공격력이 극도도 부진했던 포수 포지션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신범수는 5월14일 올해 첫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한승택과 주효상에 밀려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지만 기회를 기다렸다. 한승택과 주효상의 타격이 극도로 부진했다. 결국 주효상과 맞교대로 콜업을 받았다. 출전할때마다 근성과 절실함이 묻어나는 경기력을 보여주자 김종국 감독이 출전기회를 더 높였다.
벤치에 머무르다 5월23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승택 대신 2회부터 대수비로 들어가 2루타와 타점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19년 9월23일 수원 KT전 이후 1340일 만에 터진 안타였다. 그리고 3경기 연속 선발포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27~28일 광주 LG전은 벤치에서 출발했으나 다시 30~31일 KT전은 선발마스크를 쓰고 2연승을 이끌었다. 이날은 데뷔 첫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후 신범수는 "상대투수(엄상백)이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서 노려서 쳤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어이없는 스윙을 하지 않고 후회없이 방망이를 돌리자는 생각을 한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 스윙을 했다는 생각이 들께끔 타석에 임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신범수의 에너지는 절박감이다. 2016년 입단해 작년까지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못하면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작년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2024년은 없다는 마음으로 임하고"고 발히기도 했다. 그래서 포수인데도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는 이유였다.
"1루 슬라이딩을 하지말라고 항상 말하시는데 그 순간에는 꼭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나도 모르게 했다. 땅볼을 치면 1루로 전력으로 뛰는 습관을 들여서 항상 그렇게 뛰고 있다. 어린나이 아니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언제가 또 퇴보한다는 생각이다. 항상 절박하게 야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신범수는 마무리캠프부터 송구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동안 포수로 콜업을 받지 못한 이유였다. "열심히 수비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이번 겨울은 준비를 잘했다는 생각을 갖고 스프링캠프에 갔다. 그래서 이렇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퓨처스에서 출발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선발투수와 합을 잘 맞춰야 하니 정신이 없기도 했다. 많이 훈련했고 공부도 많이 했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긴다. 투수들과 항상 붙어다녔다. 의리와 영철이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타자 대처 방법, 볼배합, 성향에 대해 붙어다니며 많이 물어봤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목표는 1군 생존이다. 선발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지며 자신감과 설레임도 갖고 있다. "최대한 1군에 오래있는 것이 목표이다. 목표를 정하지는 않는다. 항상 후회없이 1군에서 야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나온다. 항상 경기에 들어가면 조금은 긴장한다. 긴장해야 더 좋은 모습이 나온다. 타순 나올때면 설레인다"며 웃었다.
한화와의 5월24일 경기에서 쑥쓰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장민재를 상대로 큰 타구를 날리고 홈런인 줄 알고 손을 들었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바로 안타를 때려싿. "그때 사실 넘어간 줄 알았다. 그래서 손을 들었는데 마지막에 공이 휘어버렸다"며 웃었다. 진짜 홈런을 때리고 멋진 퍼포먼스를 하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