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최지민인가?
KIA 타이거즈에 화끈한 좌완 투수가 또 다시 등장했다. 지난 5월31일 KT위즈와의 경기가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크게 술렁였다. 8회 등판한 신인 좌완투수 곽도규(19)가 볼을 던졌는데 전광판에 152km 구속이 찍혔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는 148km였다.
곽도규는 전날 콜업을 받았다. 퓨처스 리그 11경기에 등판해 3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0.00의 폭격수준의 성적을 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난공불락의 공을 던졌다는 말이다. 좌완 셋업맨 김대유를 내려보내면서 대신 콜업을 했다. 올라오자마자 화끈한 투구로 눈길을 끌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이호연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리드오프 김상수도 가볍게 투수 땅볼로 유도했고, 오윤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14개의 볼을 뿌렸다. 그런데 모두 투심이었다. 최고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좌완투수가 이 정도의 스피드라면 경쟁력이 있다.
곽도규는 공주고 출신으로 올해 5라운드에서 낙점한 신인이다. 1라운더 윤영철과 달리 퓨처스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으나 뛰어난 볼을 던지자 시범경기를 앞두고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형태의 투구 스타일로 던진다. 완전한 사이드암 김대유와 비슷한 투구로 왼손타자들에게는 까다롭다.
시범 5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1군에는 2경기 등판을 했으나 내용이 좋지 않았다. 4월13일 키움전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4월14일 한화전 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실점했다. 프로 데뷔라는 긴장감에서 제구가 흔들렸다. 그리고 다음날 짐을 싸서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 가자마자 무시무시한 볼을 던지며 어필을 했다. 다시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짧았던 1군 경험이 다시 한번 성장의 발판이 됐다. 두둑한 배짱이 장점이다. 데뷔 2년차에 마무리급 투수로 성장한 최지민처럼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강속구를 뿌린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스타일이 다르다.
포수 신범수는 "둘 다 공을 받았는데 비슷한 느낌이지만 다르다. 도규는 투심성 스타일이고 지민이는 직구 스타일인데 둘 다 공이 되게 까다롭다. 왼손 타자가 치기 어려운 각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왼손타자가 나오면 사인내기가 편하다. 둘 다 위력이 워낙 좋다"며 평가했다.
KIA는 슈퍼루키 윤영철의 등장으로 마운드에 큰 힘을 얻었다. 윤영철은 8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2.9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윤영철이 등판한 8경기에서 팀은 6승2패를 기록하는 등 복덩이이다. 그런데 제 2의 최지민 곽도규까지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KIA가 좌완왕국이자 마운드 왕국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