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9개월간의 법적 공방 끝에 학교폭력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제 마운드 복귀를 준비한다. 이승엽 감독은 이영하의 복귀를 반기기 보다 더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은 31일 오전 학교폭력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 사실과 관련해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 진술과 대치된다. 그대로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사건은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 무죄 판결을 선고한다”라고 밝혔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1차 지명된 이영하는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LG)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 글이 올라오며 학폭 미투 사태에 휘말렸다. 이후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폭로자를 인터뷰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영하, 김대현 학폭 미투 사태는 2022년 피해자가 스포츠 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되면서 지난해 9월 21일 첫 번째 공판이 열렸고 이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영하는 2022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가 8월 13일 잠실 SSG전을 끝으로 1군 말소됐다. 이후 그라운드가 아닌 법정에서 시즌을 마무리했고, 2023시즌 미계약 보류선수로 분류되며 아예 연봉 계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무죄를 선고받자 구단은 1억2000만 원에 2023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다. 구단은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봉을 보전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했던 이영하는 이제 팀 훈련에 공식적으로 합류할 수 있게 됐다.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본인 스스로가 분명히 잘 준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야구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무죄 판결이 났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기를 강조했다. 이 감독은 “무죄가 나왔지만 구설에 올랐다는 것은 프로 선수로서 좋은 일이 아니다. 팀에서나 또 어린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생활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이영하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불펜 피칭을 할 정도라고 보고를 받았다. 계약이 됐으니까 곧 등판을 할 것 같다”라고 전하면서 앞으로 보직은 불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발로 준비를 해야 한다면 한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을 많이 줄 수가 없기 때문에 만약 복귀한다면 불펜투수로 복귀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