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게임2’ 현정완 PD가 남다른 서바이벌 애청자 면모를 전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포스트타워에서는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 시즌2’ 현정완 PD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현정완 PD는 ‘피의 게임2’ 흥행에 대해 “(흥행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고, 저도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니까. 만들면서 ‘시청자라면 이건 재미있지 않을까’에 온도가 맞춰진 거라 만들면서도 재미있었다”며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내 작품이 또다른 팬들에게 이러한 재미를 줬다는 게 창작자로서 굉장히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웨이브와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 “서바이벌 장르는 지상파 기획 통과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서바이벌은 뾰족한 면모가 있고, 즐겨보는 시청자가 많지는 않지만 마니아 층이 있다. 피디로서 고려할 수 밖에 없고, 웨이브는 가입자를 모집해야하니 선호하는 측면이 있더라. 기회가 돼서 웨이브와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2는 시즌1과 달리 해외로 나갔고, 규모도 업그레이드됐다. 제작비 규모에 대해 묻자 “시즌1보다 살짝 늘었다.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았다. 있던 저택을 개보수하고, 몇달 정도 수리를 했다”고 밝혔고, 시즌2에서 패널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시즌1에서는 티비로 실시간 방송이 되니 게임의 어려운 점을 풀어내야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넣었다. 또 티비를 보시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아는 얼굴이 나오면 익숙하니 보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몰입을 깬다는 의견도 있어서 시청 패턴 자유를 위해 패널을 빼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피의 게임2’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방송분을 공개하고 있다. 본편에 들어가는 장면과 미공개분으로 게재되는 영상의 차이점을 묻자 “사실은 본편에 넣어야하는 장면이 있는데 다 볼 수가 없어서 못 봐서 못 넣은 경우도 있고, 공개되기 전에 발견해도 심의 문제때문에 못 넣은 경우도 있다. 또한 재밌지만 서사와 상관없는 부분은 미방분으로 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정완 PD는 “서바이벌을 촬영하다 보면 사람이 선하다는 걸 느낀다. 공격하는 상황이지만, 시즌1에서도 지하층에서 지상층 올라올 때 그렇게 따뜻할지 몰랐다. 그런 걸 받아들이는 것 같다. 부캐라는 게 있듯이 이것도 캐릭터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정완 PD가 본 첫인상과 실제가 가장 다른 플레이어를 묻자 그는 “넉스 씨. 생각보다 똑똑하시고, 되게 오히려 방송에서 똑똑한 모습이 안 드러났다. 홍진호 씨와 넉스 씨가 붙을 때 누가 이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룰 이해도 빠르고, 게임 플레이 진행도 잘한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서바이벌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홍진호가 출연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플레이어간의 밸런스 걱정은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현 PD는 “게임 밸런스 측면에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진짜 잘하는 사람끼리 붙이고 싶었고, 시청자분들이 느낄 때는 잘한다, 못한다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보면 둘다 잘하지만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작품 전에는 유리사의 인기를 예상했다고. 현 PD는 “시즌1 때 덱스 씨를 보고 만장일치로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시즌2에서는 유리사 씨가 그랬다. 일찍 떨어져서 아쉽다”고 전했다.
시즌1에서는 지상과 지하, 시즌2에서는 저택과 야생으로 분류된다. 만약 시즌3가 기획된다면 어떻게 나눌 계획이냐고 묻자 “이거다 생각한 건 없다. 가상과 현실을 넣어야 하나? 한번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시즌 게임 난이도에 대해 “게임 자문도 받고, 시물레이션도 해보고, 게임만 전문적으로 한 피디가 검수를 했다. 시물레이션할 때와 플레이어와하는 게 다르다. 이들이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1에 출연한 박지민, 덱스가 시즌2에 출연한 것처럼, 시즌2 멤버 중 시즌3에 데려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현정완 PD는 깊은 고민에 빠지더니 “그거와 별개로 더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던 분은 유리사, 현성주 씨가 아쉬웠다. 근데 시즌3에 꼭 데려갈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피의 게임1’에 이어 시즌2까지 흥행에 성공한 만큼 흥, 망을 가르는 기준이 있을까. 현정완 PD는 “저는 감히 논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야기다. 이야기가 중요하려면 인물이 중요하고,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방식이 중요하다. 시즌1, 2도 극단적인 환경을 배치시키는데, 그걸 배치시켜도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섞였을 때이야기가 나온다. 재밌는 캐릭터들이 특이한 환경에 나올 때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런 장치를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 PD는 “해외에서 한번 프로그램 만들어달라고 제안받은 게 있는데, 거긴 속임수에 대한 정서가 안좋다더라. 근데 ‘내가 하는 걸 봤다면서 그런 걸 만들어달라고 하시네?’ 생각했다. 게임은 게임으로 볼 것이냐, 게임이지만 허용하지 않는 측면을 볼 거냐.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애청자에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까지. 이정도면 ‘서바이벌 중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정완 PD가 보기에 우리나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라왔을까. 현 PD는 “외국 서바이벌을 재밌게 보지만 보는 관점이 다른 것 같다. (외국은)게임을 데스매치로 떨어지는 게 덜하고, 투표로 떨어지는 게 많다. 우리나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현 PD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투표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그래서 서사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해외는 조금 더 날 것, ‘살아남아야 해’가 크다. 우리나라는 게임적인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는 게임 내에서 슈퍼히어로를 바라는 느낌이긴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현정완 PD는 최종회를 앞두고 관전포인트를 묻는 말에 “놀란 장면들은 계속 있을 거다. 일단 예고편에서 나왔지만 야생팀의 분열과 그 사이에서 역학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안겼다. 또한 그는 아직 ‘피의 게임2’를 시청하지 않은 이들에게 “한번 쯤은 이런거 있다고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인생에서 30시간 정도만 쓰면, 인생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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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웨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