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어한다".
KT 위즈 천재타자 강백호가 당분간 외야수를 접고 지명타자로 나선다.
강백호는 시즌을 우익수로 출발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 복귀를 준비했고 시범경기를 거쳐 우익수로 나섰다. 물론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로 출전하기도 했고 박병호가 부상으로 빠질때는 1루수로 뛰었지만 우익수가 본업이었다.
개막 초반부터 타구를 잘 쫓아가고 포구에 타구처리까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5월 18일 LG 트윈스와의 잠실경기에서 아리랑 송구와 함께 3루주자 박해민의 홈대시를 허용하면서 허술한 수비가 도마위에 올랐다.
사과문까지 올릴 정도로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후에는 심기일전해 빠르게 중계 송구도 하면서 안정감을 찾는듯 했으나 30일 광주 KIA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회 2사1,2루에서 박찬호의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는 듯 했으나 야속하게도 글러브 손바닥을 맞고 튕기며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KIA와의 경기에 강백호를 6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이 감독은 "마음이 조금 가라앉을때까지는 당분간 지명타자로 활용하겠다. (여론 등으로 인해) 많이 힘든 것 같다. 편안하게 잘할 수 있는 쪽에 집중하는게 나을 듯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병호 때문에 1루를 맡기에는 쉽지 않다. 본인이 1루보다는 외야를 하고 싶어했다. 공격적으로 좋기 때문에 지명타자가 3명(박병호 강백호 문상철) 가운데 한 명을 쉬게 하기도 부담스럽다. 어제 저녁 내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문상철을 대신 우익수로 기용했다. "상철이가 예전부터 우익수를 해왔다"고 말했다. 문상철은 직전 카드였던 대구 삼성전에서 우익수로 나서기도 했다.
강백호는 수비력까지 불안하면서 타격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아리랑 송구 이후 10경기에서 타율 2할3푼5리, 4타점에 그치고 있다.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장점인 타격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지명타자를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