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타석 40삼진. 한화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46.5%의 기록적인 삼진율을 남기고 떠났다.
한화는 31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KBO에 오그레디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웨이버 공시는 지난 4월19일 한화 투수 버치 스미스, 5월4일 SSG 투수 에니 로메로에 이어 3번째로 타자로는 오그레디가 처음이다.
개막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2군으로 내려갈 정도로 오그레디는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다. 시즌 22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80타수 10안타) 무홈런 8타점 출루율 .174 장타율 .163 OPS .337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채 짐을 싸게 됐다.
특히 86타석에서 볼넷 5개를 얻는 동안 삼진만 40개를 당했다. 지난 20일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기 전까지 규정타석 미달에도 리그 전체 삼진 2위에 오를 정도로 심각했다. 헛스윙률이 19.9%에 달할 만큼 정교함이 떨어졌다.
오그레디의 삼진율 46.5%는 KBO리그 역사로 봐도 기록적인 수치다. 지난 1982년 원년부터 한 시즌 최소 5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에서 오그레디보다 삼진율이 높은 타자는 2021년 KT 이홍구가 유일하다. 이홍구는 58타석에 삼진 28개로 삼진율이 48.3%에 달했다.
백업 포수였던 이홍구와 달리 오그레디는 팀 타선의 중심이 돼야 할 외국인 타자라는 점에서 팀에 끼치는 악영향이 컸다. 대개 거포들이 삼진이 많은데 오그레디는 86타석 동안 홈런 하나 때리지 못했다. 안타 10개 중 장타는 2루타 3개가 전부로 장타율(.163)이 출루율(.174)보다 낮았다.
한화는 지난해 144경기 모두 선발출장하며 타율 2할8푼9리(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19도루 OPS .796을 기록한 마이크 터크먼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보류선수명단에 넣어 재계약 협상을 했지만 미온적이었다. 공수주에서 터크먼의 팀 내 기여도가 높았지만 장타력이 부족했고, 득점권 타율(.216)이 낮아 결정력도 아쉬웠다.
노시환, 김인환 외에는 기대할 만한 거포가 부족한 팀 사정상 한화는 멀리 칠 수 있는 장타자가 필요했다. 터크먼을 포기하는 방향성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오그레디가 이렇게까지 못할 줄 몰랐다. 과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결과론으로는 완전한 실패가 되고 말았다. 외국인 타자 부재 속에 한화 타선도 30일까지 팀 타율 10위(.224), 홈런 8위(23개), OPS 10위(.620)로 리그 최하위권이다.
한편 한화와 재계약이 불발돼 미국으로 돌아간 터크먼은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코디 벨린저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지난 20일 빅리그에 콜업됏다. 이후 11경기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 3타점 6볼넷 7삼진 출루율 .459 장타율 .379 OPS .839로 활약 중이다. 30~3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연이틀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