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무엇일까?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제 5회 WBC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선수 일부가 도쿄 시내의 유흥주점을 찾아 밤새 음주를 했다는 의혹이 한 매체에 의해 제기됐다.
파문이 퍼지자 KBO는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해당자로 거론되는 투수 3명을 상대로 경위서를 제출받는대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할 예정이다. 문제가 있을 경우 상벌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소속 구단들도 대표에 참가한 선수들을 상대로 사실 관계 조사를 벌였다.
가장 먼저 규명해야할 사안은 시점이다. 보도는 3월8일부터 11일 사이에 유흥주점을 찾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9일 호주전(낮 12시), 10일 일본전(오후 7시) 경기가 있었다. 호주전은 반드시 이겨야 8강행이 가능했다. 일본은 절대 질 수 없는 숙명의 한일전 상대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밤새 음주를 했다면 문제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호주전과 일본전을 앞둔 시점은 아니라는 해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떻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밤새 술 마실 수 있겠느냐는 항변이다. 호주전은 낮 경기라는 점에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할 듯 하다.
호주와 일본에게 연패해 사실상 8강이 어려워지자 아쉬운 마음에 술집을 찾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과 체코와의 경기를 앞둔 시점이어서 비난은 피해가기 어렵다. 대회기간 중에 숙소를 장시간 이탈해 음주를 했다는 것은 분명 국가대표의 품위에 어긋나는 일이다.
새벽까지 음주를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성인들이기에 대표라고 해도 간단한 외출과 가벼운 음주는 어느 정도는 용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밤새 통음을 했다는 것은 심각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경기를 해야하는 선수가 경기력에 지장을 줄 정도의 음주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룸살롱이 맞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도쿄의 아카사카 지역은 일본식 표현으로 '크라브(CLUB)'로 불리우는 고급 술집이 밀집된 곳이다. 큰 홀에 노래시설이 있고 쇼파와 테이블들이 놓여있다. 업소에 고용된 여성들이 테이블을 돌면서 손님들을 응대한다. 아울러 소규모 가요주점 형태의 '스나쿠'라 불리우는 업소도 많다.
결국 본인들의 해명이 담긴 경위서, 조사위원회의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KBO측은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으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조사위원이 해당 유흥업소도 방문할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