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는 3년 차 내야수 김동진(27)이다. 물론 표본은 적다. 1군에는 지난 25일 올라왔다. 그래도 1군 콜업 후 매 경기 출전해 5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28일 KT전에서는 프로 첫 3안타 경기를 했고 30일 인천 SSG전에서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5안타를 생산했다. 코칭스태프에서 기대하고 1군에 올린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SSG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동진을 1군에 올라온 순간을 되돌아보고 타격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방망이는 원래 치던 대로 한다. 타석 들어가면 2군에 있을 때처럼 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군 무대가 간절했다. 누구보다 어렵게 프로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2014년 설악고 졸업 이후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김동진은 강릉영동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팔꿈치 부상을 입었고, 병역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휴학을 했다가 군 지원자가 몰려 1년을 쉬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병역을 해결한 뒤에는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뛰면서 프로 지명을 기다렸다. 2020년 경기도 독립야구 독립리그에서는 타율 4할5푼7리로 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 무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었다.
그는 마침내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오래 걸렸다. 지난해에는 1군 5경기 맛만 봤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2경기(타율 2할5푼) 출장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는 1군에 올라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고 했다.
김동진은 “갑자기 1군 콜업이 됐다고 하셔서 너무 놀랐다. 코치님들이 장난치시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였다”며 “김재걸 감독님은 ‘지금 움직임도 좋다. 1군에 올라가서 긴장하지 않으면 네가 갖고 있는 것들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 무대, 1군에서 뛰고 싶은 간절함을 크게 느꼈기 때문에 지금도 프로 진출을 꿈꾸는 이들을 응원했다. 김동진은 “고등학교 때 정말 잘해서 프로에 바로 온다면 최고이겠지만, 프로에 바로 올 수 있는 선수는 100명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경험(독립리그 생활)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진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 도전으로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 독립리그에 갔다고 ‘나는 실패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실력을 키우고, 퓨처스리그라고 생각하고 계속 도전하면 나처럼 프로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응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 그도 갈 길이 바쁘다. “진짜 간절했다”는 김동진은 “계속 몸이 안 따라줬다. 좀 아프기도 했다”면서 “지금은 다 괜찮아졌다.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더 열심히 하다 보면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계속 1군에 남아 있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마음만 너무 앞서서 내가 갖고 있는 실력을 다 펼치지 못한 것 같다”는 그는 “그래도 3년 차인데 조금씩 나아가면서 긴장도 좀 덜 되고 조금씩 여유가 조금 생기는 것 같습니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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