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역사상 최고의 1차 지명 선수가 될 수 있었던 투수. 하지만 NC 유니폼을 이제 입을 수 없는 그 투수가 창원 NC파크 마운드에 섰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두산 김유성(21)이 1군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 연고지 팀인 NC를 상대로 등판을 마쳤다.
김유성은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5로 뒤진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2경기 평균자책점 22.50에 그치고 있던 김유성은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27일, 다시 등록됐고 이날 복귀 등판을 치렀다. 1이닝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유성은 김주원 서호철은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고 구위를 뽐냈다. 그러나 손아섭과 박민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후 박건우에게는 머리 쪽으로 향하는 위험한 공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건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최고 151km의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김유성에게 이날 창원 NC파크 방문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김해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유성은 2020년 8월, NC의 2021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로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김해 내동중 시절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7년 김유성은 내종중 학교폭력위원회의 출석정기 5일의 징계를 받았고 2018년 2월 창원지방법원의 20시간 심리치료 수강과 4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김유성의 학교폭력 사실이 확인되자 NC는 김유성의 1차 지명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2020년 9월 김유성에게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후 김유성은 고려대 진학을 선택했다. 다만 당시 학교폭력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았고 피해자 가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까지 하는 등 사태가 일단락 되지 않았다.
지난해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김유성. 150km를 던질 수 있는 김유성의 특급 재능을 과연 누가 지나칠 수 있을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김유성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김유성이라는 과제를 떠 안았는데 당시 “피해자와 원만한 해결 전까지는 1군 엔트리에 넣지 않을 것”이라는 기준을 세웠다. 김유성은 피해자와 합의를 마쳤고 용서까지 구했다.
그러나 김유성을 바라보는 NC의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1차지명 잔혹사에 시달렸던 NC 입장에서는 모처럼 연고지에 등장한 대형 투수에 설렜다. 망설임 없이 1차지명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학교폭력 논란에 NC는 비판을 받았고 손해를 감수하고 1차지명 권리를 철회했다.
김유성은 다시 돌아온 마운드, 그리고 고향의 연고팀 구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