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포수' 롯데 유강남이 친정팀 LG와의 첫 잠실 경기에서 '뛰는 야구'에 호되게 당했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올 시즌 롯데의 첫 LG 원정경기였다.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어 LG를 떠나 롯데와 계약한 유강남에게는 친정팀과의 첫 잠실 경기였다.
경기 전 유강남은 "어제까지 괜찮았는데, 오늘은 마음이 좀 이상하다"며 "설레는 마음, 두근거리는 마음마저 든다. 똑같은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미묘한 마음 상태를 말했다.
"첫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인사를 하겠다"고 말한 유강남은 2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서면서 1루측과 포수 뒤쪽의 LG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LG팬들은 박수로 유강남을 맞이했다.
경기 전 "LG 타선을 인정할 건 해야 한다. 같은 팀에 있었을 때는 잘 몰랐다"고 경계한 유강남은 LG의 '뛰는 야구'에 혼쭐이 났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는 사이드암 한현희. 발빠른 LG 주자들은 출루한 후에는 한현희의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것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도루 저지율'이 높지 않은 유강남은 도루 4개를 허용했다.
3회 유격수 옆 내야 안타로 출루한 신민재는 2루 도루를 시도해 세이프됐다. 롯데는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원심 그대로 세이프였다.
LG는 1-1 동점인 5회 한 이닝에 3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유강남의 어깨는 힘없이 처졌다. 선두타자 박해민은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신민재 타석에서 2구째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신민재는 초구와 2구 모두 번트 자세를 잡았으나, 번트를 대지 않고 박해민의 2루 도루를 기다렸다.
신민재는 이후 좌전 안타로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홍창기 타석에서 신민재도 2구째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무사 2,3루가 됐다. 볼넷과 안타 1개로 무사 2,3루. 도루의 힘이었다. 반대로 롯데 배터리는 LG의 뛰는 야구로 위기에 몰렸다.
홍창기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3-1로 앞서 나갔다. 홍창기도 후속 타자 문성주 타석에서 초구에 바로 2루로 뛰어 세이프됐다. 롯데는 1-3으로 패배했다. 5회 연속 도루를 허용한 뒤에 홍창기에게 맞은 적시타 한 방이 결국 승부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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