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주원(21)은 입단 3년차에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오지환(33, LG)의 뒤를 잇는 차기 KBO리그 대표 유격수의 길을 밟아 나가고 있다.
'창원 아이돌'로 불리고 유니폼 판매량 1위에 오를 정도로 이제 NC를 대표하는 새로운 얼굴이 된 김주원이다. 스위치히터 유격수에 운동신경과 장타력을 겸비한 내야수다. 스타성이 있다.
이제 막 3년차인 선수에게 NC가 거리낌없이 내야의 사령관 역할을 맡긴 것은 그만한 기대치가 있다는 구단 내부의 판단이다. 2021년 예기치 않았던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신인이던 김주원이 1군에 데뷔할 수 있었고 싹수를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출장 빈도가 많아지더니 결국 지난해 후반기에는 베테랑 노진혁(롯데)을 밀어내고 사실상 주전 유격수가 됐다. 구단에서도 김주원의 경험치가 빠르게 쌓이게끔 기회를 주기 위해 계획을 짜고 있었다.
올해 김주원은 44경기 타율 2할7푼5리(149타수 41안타) 5홈런 18타점 20득점 6도루 OPS .754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스탯티즈 기준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1.29로 리그 유격수 가운데 3위다. OPS도 유격수 3위에 해당한다. 3년차 선수가 이미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경험이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재능과 잠재력 만으로 현재 위치에 올라섰다.
물론 아직은 미완의 선수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벌써 12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수비에서 정확도와 세밀함이 떨어진다. 삼진도 44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이 당하고 있다. 정확도와 선구안에서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NC는 김주원의 현재 단점보다는 장점에 더 주목하고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육성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강인권 감독은 "타석에서 경험도 많이 쌓아야 하고 투수들마다 적응력도 생겨야 한다. 공에 따라서 어떻게 컨택해야 하는지 명확한 판단이 서야 한다. 그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라면서 "지금은 컨택보다는 장거리를 더 칠 수 있는 선수다. 컨택 때문에 잘하는 것까지 퇴보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또 조금만 경험이 쌓이면 20홈런도 충분히 칠 수 있는 선수다. 미래의 장래성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코칭파트에도 컨택 위주의 경기보다는 자기 확신을 갖고 자기 스윙 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책에 대해서도 "송구 실책이 있지만 작년보다도 좋아졌다"라면서 "사실 (김)주원이의 연차 수로 따지면 정말 잘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기대치와 눈높이가 주원이한테는 높게 설정되어 있다"라면서 김주원의 연차를 감안하면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감쌌다.
장타력과 운동신경이라는 툴은 확실한데 아직 경험은 부족하고 일찌감치 팀의 주전 유격수로 낙점 받고 성장한 선수. LG 트윈스 오지환이 연상되는 현재 김주원의 성장 과정이다. 오지환도 2009년 입단 이후 거의 곧바로 팀의 주전 유격수로 거듭났다. 시행착오의 시간이 길었지만 현재는 리그를 대표하고 국가도 대표하는 유격수로 거듭났다.
오지환의 4년차, 풀타임 3년차 시즌인 2012년에 133경기 타율 2할4푼9리(462타수 115안타) 12홈런 53타점 66득점 23도루 OPS .715의 성적을 거뒀다. 삼진 122개를 당했고 실책도 25개를 범했다. 현재 페이스대로면 김주원과 오지환의 풀타임 3년차 시즌의 스탯이 놀랍도록 비슷해진다.
LG가 오지환에게 세금을 먹이고 인내한 결과, 리그 최고의 유격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릴 수 있게 됐고 철통의 내야진을 구축하게 됐다. NC도 김주원이 오지환처럼 리그 대표 유격수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김주원은 우리 구단만의 대표 선수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격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김주원의 성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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