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민일까? 집단 마무리일까?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9일 1군 선수 5명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투수 숀 앤더슨 정해영 김대유, 내야수 황대인과 윤도현의 엔트리를 말소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지난 주중 필승조 전상현과 김기훈도 말소한 바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도도 풀이된다.
특히 3년간 73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정해영의 2군행은 새로운 마무리를 기용하겠다는 의미였다. 정해영은 루키였던 2020년 6월 말에 1군에 등록한 이후 처음으로 2군으로 갔다. 당시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승격했고 2021시즌부터는 마무리 투수로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거두는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구위와 구속이 오르지 않아 시름을 안겼다. 개막 이후에 깔끔하게 이닝을 마친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3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3.46, WHIP 1.58, 피안타율 2할9푼7리의 성적을 올렸다. 김 감독은 2군에서 구위를 재조정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해영 대신 누가 마무리로 나설 것인지도 관심이다. 일단은 2년차 좌완 최지민(19)이 영순위로 꼽힌다. 올해 21경기에 등판해 2승1세이브3홀드, ERA 1.07의 우등성적을 내고 있다. 최고 150km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변화구 완성도도 좋아졌다. 좌우타자 관계없이 피안타율 1할9푼5리로 강하다.
작년 140km에 그쳤던 구속이 급격하게 올라온데다 제구까지 완성되면서 난공불락의 투수가 되었다. KIA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구위를 갖추었다. 원래는 추격조에 편성되었으나 필승조로 승격했다. 이번에는 마무리 투수로 또 한 번의 신분상승을 이룰 태세이다.
다만, 9회에 나오는 마무리 투수라는 심리적인 부담을 이겨야하는 숙제가 있다. 세이브 경험은 있다. 5월17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에 마무리로 나선 정해영이 위기를 맞이하자 구원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최지민이 만일 9회의 부담을 이겨낸다면 KIA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최지민 단독이 아닌 집단 마무리 체제로 운용할 수 있다. 좌완 이준영도 뛰어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19경기에 등판해 4홀드, ERA 1.50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좌타자(.135)에 비해 우타자 피안타율(.375)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우완 장현식도 아직은 제구와 구위가 100% 상황은 아니다. 최지민이 뒷문지기로 나설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