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 재능을 타고났다. KBO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타자가 될 수 있다".
현역 시절 KBO리그 최초 30홈런-30도루 시대를 연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강백호(KT)를 두고 이 같이 말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18년 KT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강백호는 데뷔 첫해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527타수 153안타) 29홈런 84타점 108득점 3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2019년 타율 3할3푼6리 147안타 13홈런 65타점 72득점, 2020년 타율 3할3푼 165안타 23홈런 89타점 95득점, 2021년 타율 3할4푼7리 179안타 16홈런 102타점 76득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지난해에는 부상 여파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타율은 2할4푼5리로 뚝 떨어졌고 58안타 6홈런 29타점 24득점에 그쳤다. 좋지 못했던 성적은 결국 연봉 삭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봉 5억 5000만 원에서 47.3% 삭감된 2억 9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반갑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강백호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하게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한동안 껌 논란의 주홍글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3월 9일 호주와의 WBC 1라운드 예선 1차전에서 2루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하다가 아웃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강백호는 18일 잠실 LG전에서 3-2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김현수의 안타 타구를 잡았다. 그런데 무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강백호는 내야 쪽으로 큰 포물선을 그리는 느린 송구를 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3루 주자 박해민이 홈까지 파고들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강백호가 너무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26일 대구 KT-삼성전 중계를 맡았던 박재홍 해설위원은 "강백호는 여러모로 안 좋은 의미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연차가 됐다"고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자로서 능력만큼은 출중하다고 인정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타격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 재능을 타고났다. KBO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타자가 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올 시즌 들어 유독 오버 스윙이 늘어났다. 경험상 오버 스윙을 많이 하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힘도 좋고 타격 기술도 좋은데 굳이 오버 스윙을 하지 않아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가 봤을 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더 확실하게 치겠다는 마음이 강해 힘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강백호는 29일 현재 타율 2할7푼(163타수 44안타) 5홈런 23타점 26득점을 기록 중이다. 기대치에 어울리는 성적은 분명 아니다. 박재홍 해설위원의 조언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