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타격왕 모드를 재현할까?
KIA 타이거즈의 캡틴 김선빈(33)이 가파른 타격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한때 2할때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광주 3연전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어떤 투수가 나와다 칠 것 같다.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2017시즌을 연상케하는 기세이다.
3경에서 3안타-2안타-3안타를 쏟아냈다. 13타수 8안타, 무려 6할1푼5리를 기록했다. 5월25일까지 타율 2할8푼9리, 26위에 불과했다. 3경기에서 무더기 안타를 생산해 단숨해 3할2푼1리까지 끌어올렸다. 당당히 타격 3위에 랭크됐다. 1위 SSG 에레디아(.329)와 큰 차이가 아니다.
김선빈은 개막 초반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타석 기회를 갖지 않아 분모 타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규정타석은 넘겼으나 150타석에 불과하다. 그래서 무더기 안타를 터트리면 타율이 수직상승한다. 물론 반대라면 수직하락이다. 그러나 최근 타격기세를 보면 1위까지 접수할 태세이다.
김선빈은 타자로서 정점은 2017시즌이었다. 타율 3할7푼를 기록하며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당시는 주로 9번타자와 2번타자를 수행하며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이름을 높였다. 9번타자로 상위타선에 연결시키고, 2번타자로는 중심타선에게 밥상을 차렸다. 출루율이 4할2푼에 이르렀다. 장타율도 4할7푼7리나 됐다.
이후 규정타석 3할은 2021년(.307)이 유일했다. 서서히 에이징커브의 시기로 진입하는듯 했다. 2022시즌도 2할8푼7리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꾸준한 타격을 하고 있다. 4월은 3할1푼을 기록했고, 5월은 3할2푼9리로 끌어올렸다. 타순도 중심타선에 포진하면서 소크라테스, 최형우와 공격을 이끌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테이블세터진이나 중심타선 기용이 모두 가능한 타자이다. 그만큼 타격정확성 있다. 장타력은 낮지만 정확성은 리그 톱클래스이다. 어느 타선에 놔두어도 유용하다"며 칭찬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타격이 올라왔다. 최형우 중심으로 선빈과 소크라테스가 앞뒤로 나서면 된다. 나성범이 복귀하기전까지는 상대투수에 맞춰 앞뒤로 움직일 것 같다"고 중심타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선빈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2019시즌을 마치고 4년 40억 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첫 FA 계약을 했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올해 12월이면 만 34살이다. 아직은 충분히 뛸 수 있는 나이이다. 시즌 중에 다년계약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
변수는 여름이다. 아직은 개막 두 달째라 힘이 좋다. 장마철과 무더위가 찾아오면 체력적인 부담이 생긴다. 2022시즌도 개막 두 달까지는 3할 타율을 유지했으나 6월과 7월 부진에 빠졌다. 체력 관리를 하면서 시즌을 완주해야하는 숙제가 있다. 성적이 좋으면 좋다면 계약조건도 확 달라질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