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로는 쉽지 않다" 야신 시절 떠오르는 야간&원정 특타, 한화 타격 향상 위한 몸부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29 10: 21

한화에 특별 타격 훈련, 이른바 ‘특타’가 부활했다. 홈에선 경기를 마친 뒤 야간 특타를, 원정에선 경기 전 외부 구장을 섭외해 특타를 한다. 일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정기적으로 한다. 
지난 23일 대전 KIA전부터 특타가 시작됐다. 이날 경기를 9-5로 승리했지만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는 바로 배팅 케이지가 설치됐다. 박상언, 박정현, 이원석, 권광민 등 4명의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40분가량 특타를 했다. 정현석, 김남형 타격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했고, 최원호 감독도 자리를 함께하며 지켜봤다. 
최원호 감독은 “선발로 나가지 않는 선수들은 훈련량이 많이 부족하다. (선수 1명당) 경기 전 배팅으로 홈에선 20~25개, 원정에선 15~20개 정도 치는데 그걸로는 실력 향상을 가져오기 쉽지 않다. 퓨처스 팀을 이끌 때도 특타를 했었고, 1군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지난 11일 부임 당시) 좋은 팀 분위기에서 틀을 확 바꾸기 어려웠다”며 1군 감독으로 2주가 지난 시점에 특타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한화 최원호 감독이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한화 최원호 감독이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주시하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기량 발전이 필요한 젊은 선수들의 훈련량을 늘리면서 효율도 추구한다. 최 감독은 “원정에 가서도 외부 구장을 섭외해 선발이 아닌 선수들이 특타를 하고 경기장에 올 것이다. 경기 전 배팅을 몇 개 더 치고 싶어도 다른 선수들이 있다 보니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다. (장소를) 나눠서 훈련하면 선수들이 조금 더 여유 있게 칠 수 있다. 타격코치도 2명이니 한 군데씩 붙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창원 NC전에선 구장 인근 용마고에서 특타조가 훈련했다. 
한화는 지난 2015~2017년 김성근 감독 시절 특타로 유명했던 팀이다. 타협 없는 강훈련으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에게 야간 및 원정 특타는 일상이었다. 그 당시 주전과 백업, 베테랑과 신예 가리지 않고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선수들이 특타 멤버로 지정돼 1시간 넘게 강도 높게 연습했다. 대전 홈에선 배팅 케이지 3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타격 훈련이 이뤄져 선수들이 쉴 틈도 없었다. 
선수 시절 특타를 하고 있는 정현석 한화 타격코치. /OSEN DB
4회초 한화 정현석, 김남형 타격 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5.21 /jpnews@osen.co.kr
김성근 감독 시절 선수로 특타를 경험했던 정현석 한화 타격코치는 “그때는 모든 선수들이 시간과 양에 있어 얼마만큼 채워야 하는 할당량이 있었다. 지금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경기에 자주 나가지 않는 선수들은 단체 훈련 속에서 자기 기량을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특타를 통해 코치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연습 방법을 가져가다 보면 선수들의 성장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성근 감독 시절에는 특타에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다만 지금은 그때와 같은 특타이지만 훈련 방식이나 멤버 구성, 분위기가 다르다. 정현석 코치는 “김성근 감독님 특타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 시절에도 감독님과 특타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고,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 하신 것”이라고 전제하며 “지금은 그때보다 특타 분위기가 무겁진 않다. 선수들이 스스로 더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공식 특타가 시작되기 전에도 홈에선 경기 후 실내에서 따로 연습하던 선수들이 있었다. 
한화 선수들이 야간 특타를 소화하고 있다. /OSEN DB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던 한화이지만 물먹은 솜처럼 가라앉은 지 오래 됐다. 암흑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팀 OPS가 5위 안에 든 적이 한 시즌도 없다. 올 시즌에도 팀 타율(.220), OPS(.614) 모두 리그 최하위로 방망이가 터지지 않고 있다. FA 모범생 채은성이 분투하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부진 속에 젊은 타자들의 성장도 지지부진하다. 노력이 재능을 이기지 못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은 노력, 훈련밖에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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