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규 없었으면 큰 일 났었다".
LG 트윈스의 임찬규(31)가 복덩이 선발투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4안타만 내주고 5탈삼진을 곁들여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7-1 완승을 이끌며 시즌 5승을 따냈다. 시즌 최다 이닝을 그것도 완벽하게 봉쇄했다.
1회말 첫 타자 박찬호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위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고종욱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가며 더블아웃의 행운을 누렸다.
2회는 동료 야수들의 실책 2개를 삭제하는 호투를 펼쳤다. 1사후 김선빈의 우전안타때 우익수 홍창기의 타구처리 실책이 나왔다. 이창진의 3루 땅볼때 3루수 문보경 송구실책이 나와 1,3루 위기에 몰렸다. 흔들림없이 변우혁을 삼진, 항대인은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4회 1사후 최형우 안타, 6회 1사후 유격수(송대현)의 실책으로 1루를 내주었지만 후속타자들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어느새 영의 숫자는 6회까지 이어졌다. 7회도 마운드에 올라 1안타를 내주었으나 7번째 영의 숫자를 추가하고 등판을 마쳤다.
개막 선발경쟁에서 밀렸으나 선발로 복귀해 보여주는 놀라운 안정감을 이날도 100% 과시했다. 속구를 상하좌우로 찔러넣고 커브를 섞어 던지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완급투로 KIA 타자들을 제압했다. 정면타구도 잘 건져내는 수비능력까지 시전했다.
경기전 염경엽 감독은 "찬규가 없었다면 큰일 났었다"며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개막 선발진에 들었던 김윤수, 이민호, 강효종 등 토종 투수들이 부진을 거듭하며 선발진이 크게 흔들렸다. 임찬규가 구원자로 등장해 그 틈을 메워주었다.
4월 16일 선발진에 입성해 이날까지 7경기에서 5승을 거두었다. 투구내용도 좋았다. 2실점을 넘긴 경기가 없었다. 선발투수로 37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19에 불과하다. 업고 다녀도 시원치 않을 만큼 복덩이 선발이 아닐 수 없다. 작년 FA를 포기했던 재수생의 멋진 반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후 임찬규는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커맨드에 신경을 썼던 것이 좋았다. 저번 경기보다 더 컨디션이 좋았다. 돌다리를 두드렸는데 이제는 바로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해서 맞추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감독님이 나를 에이스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선발이든 롱릴리프든 똑같은 마움으로 나가고 있다. 그래도 책임감은 달라진 것 같다. 계속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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