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이 너무 재밌다. 오래 있고 싶다."
한화 이글스의 신인 문현빈(19)은 스프링캠프부터 눈도장을 찍으면서 개막부터 현재까지 1군 엔트리에 머물고 있다. 2루수와 중견수까지 오가면서 한화는 문현빈에게 경험치를 먹이고 있다. 40경기 타율 2할2푼1리(104타수 23안타) 11타점 2도루 OPS .549의 성적이다. 특출나다고 할 수 없는 성적이지만 투고타저의 시즌에 경험 없는 신인이 1군 엔트리에 생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문현빈을 향한 기대치를 알 수 있다.
당장 문현빈의 포지션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2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레귤러 주전인 정은원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정은원과 문현빈을 동시에 기용하고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 문현빈에게 중견수까지 겸업을 시키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2루수에서 수비 범위나 송구 능력은 정은원이보다 문현빈이 낫다. 그래도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2루에서 피벗 동작이나 다른 부분들은 은원이가 낫다. 지금 당장 타격 스킬도 은원이가 낫다”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도 “문현빈이 주력도 있고 범위도 갖추고 있다. 외야 수비 파트에도 물어보니 외야를 안해본 선수 치고는 적응이 상당히 빠르다고 한다. 그래서 계속 나가면 금방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 같다”라면서 문현빈의 센스를 칭찬했다.
이어 “어차피 타격을 살리고 또 우리가 정은원을 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정은원 2루, 문현빈을 중견수로 시켜보자고 하는 것이다”라면서 “공을 보는 것, 선택하는 것이 나이에 비해서는 좋다. 이런 선수들은 꾸준히 경기에 나가봐야 한다”라면서 키워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번뜩이는 장면도 여러차례 보여주고 있다. 지난 27일 창원 NC전 1-0으로 앞서던 무사 2,3루에서 상대 전진 수비를 뚫고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흐름상 문현빈의 적시타가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현빈에게는 모처럼의 적시타였다. 올해 득점권 타율은 1할6푼(25타수 4안타)에 불과하다. 삼진은 6개를 당했다. 과감하지 못했던 문현빈의 성향을 바꿔놓은 것은 올해 6년 90억 원에 FA 이적한 채은성의 조언 덕분이었다. 문현빈은 “기회에서 좋은 공만 치려고 공을 많이 고르고 보는 편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삼진을 많이 당했다. 카운트도 많이 몰렸다”라면서 “그런데 채은성 선배님께서 저를 부르셨다. 그래서 ‘치기만 하면 어떻게든 주자가 들어올 수 있으니까 스트라이크 존 비슷하면 방망이를 돌려라’라고 조언을 해주셔서 딱 그 상황이 와서 방망이를 돌렸는데 마침 또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선배들이 해주는 조언들을 경청하면서 문현빈은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다. 그는 “선배님들이 제가 상황에 맞지 않는 플레이를 하면 바로바로 얘기를 해주신다. 그래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면서 “그래서 제가 실수를 하기 않도록,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군이 너무 재밌다. 1군에 오래 있고 싶다. 이런 경험이 정말 소중하다”라는 문현빈이다. 구단과 FA로 이적한 선배 모두가 애지중지 하는 문현빈의 성장이 한화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