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소리에 나도 모르게...".
KIA 타이거즈의 2년차 좌완 최지민(19)이 불펜에서 가장 믿음을 주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선발 양현종의 구원에 나서 아웃카운트 4개를 가볍게 삭제했다.
7회초 2사2,3루에서 볼넷을 내주고 만루위기를 불렀으나 가볍게 후속타자를 제압했다. 8회에서는 오스틴 좌익수 뜬공, 김현수와 문보경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6-3 승리의 기반을 닦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양현종은 162승을 따내고 KBO리그 최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경기후 최지민과 포옹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최지민이 다가가자 양현종은 두 팔을 벌려 진하게 끌어안았다.
최지민의 위기 삭제 능력이 있었기에 양현종의 승리가 가능했다. 최지민은 "축하드리고 싶어 안아드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새삼 달라진 19살 필승맨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최지민의 지표는 더욱 눈부시다. 27일 현재 21경기 출전, 2승1세이브3홀드, ERA 1.07의 우등 성적이다. 최근 17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5월에만 11경기 실점없는 ERA 0.00 행진이다.
추격조에 편성되어 개막 초반 4경기에서 3실점하며 주춤했다. 점점 등판 횟수를 늘려가더니 4월29일 잠실 LG전에서 2이닝 무실점 첫 홀드를 따내며 급상승했다. 당시 최고 150km짜리 직구를 뿌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날 첫 홀드를 시작으로 급변신 모드로 돌아섰다. 140km대 중후반을 기본으로 던지고 있다.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오른쪽 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으며 난공불락의 필승맨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중요한 순간, 위기의 순간 마운드에 오르는 믿을맨으로 신분상승을 이루었다.
다들 스피드업에 놀라움을 표시하는데 정작 본인은 "구속은 신경쓰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든 주어진 임무, 잘 막으려고 노력하는 것 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조심스럽게 스피드업의 에너지원을 밝혔다. "욕심은 없는데 팬들의 응원소리, 많이 와주셔서 응원하는 것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반등의 계기였던 4월29일 잠실경기에서도 엄청난 팬들의 응원을 받더니 헐크모드로 바뀌었다. 이날도 1만7000여 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진심으로 팬들의 함성과 응원을 즐기는 믿을맨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