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일군 양현종의 162승이었다.
KIA 타이거즈 리빙레전드 양현종(35)이 KBO리그 통산 다승 부문 단독 2위에 올랐다.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6-3 승리를 이끌며 데뷔 이후 162번째 승리를 안았다.
한화 레전드 정민철을 넘어 KBO리그 최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2007년 입단해 2009년 선발투수로 12승, 2010년 16승을 따냈다. 어깨통증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4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와 170이닝을 소화하는 리그 에이스로 진화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켰고 불운속에서도 3승을 추가해 162승 리빙레전드가 됐다.
양현종이 잘 던졌지만 그냥 승리를 따낸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162승을 위해 힘을 보탰다. 1-3으로 뒤진 4회말 변우혁의 추격의 득점타가 나왔고 이어진 1사1,2루에서 김종국 감독은 초반인데도 한승택 타석에서 대타 이창진을 내세웠다. 이것이 승부수였다. 곧바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역전에 성공했다.
5회는 김선빈이 소크라테스 안타로 만든 1사2루에서 좌월 2루타를 날려 추가점을 뽑았다. 이에 질세라 리드오프 박찬호도 6회 1사1루에서 중견수 옆 적시타를 날려보내 6점째를 뽑았다. 최형우도 희생플라이와 볼넷 2개를 골라냈다. 박찬호도 2안타 1타점, ㄱ딤선빈은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구원투수진은 더욱 힘을 냈다. 최지민은 7회 위기를 잠재웠다. 양현종이 1사후 안타와 볼넷,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2사 1,2루에서 등판해 볼넷을 내주어지만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대선배의 162승을 위해 무조건 위기를 막겠다는 일념의 투구가 실점을 막았다.
최지민은 8회도 오슨틴 좌익수 든공, 김현수와 문보경은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고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9회 마무리로 나선 정해영은 1사후 안타, 안타, 안타를 맞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불렀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문성주 중견수 뜬공, 오지환은 1루 땅볼로 유도하고 기어코 승리를 지켰다.
경기가 끝나자 투수들은 일제히 물폭탄 세례로 양현종의 승리를 축하했다. 승리의 발판을 놓은 최지민은 직접 포옹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최지민은 "선배님의 최다승 2위를 의식했다. 일단 타자를 잘 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가 좋은 결과가 있었다. 축하드리고 싶어 꼭 안아드렸다"며 웃었다.
양현종도 고마움을 전했다. "내 기록 때문에 나도 그랬지만 후배들이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9회 위기에서 승리가 더욱 간절했다. 이겨야 다음 경기부터 선수들이 부담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후련했고 고마웠다"며 모두에게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