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홈런 30개가 진짜 홈런된다".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와 광주경기에서 4-1로 앞선 8회초 좌중월 솔로포를 가동해 5-3 승리를 이끌었다. 9회 2점을 추격당한 점을 고려하면 천금같은 홈런이었다. 전날 SSG 랜더스와 인천경기에서 멀티홈런에 이어 이틀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벌써 13호 홈런이다. 2위 그룹들과 4개 차이로 벌리며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타점 3위(34개), 장타율 1위(.606), OPS 1위(.988), WAR 1위 등 타격지표가 눈부시다. 4번타자도 아닌 7번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FA 65억 원이 오버페이가 아니라는 점을 실력으로 웅변하고 있다.
박동원의 타격상승 비결은 넥센시절 자신을 키웠던 스승 염경엽 감독과 재회가 컸다. 자신의 단점과 발전해야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감독과 타격코치들(이호준 모창민)까지 코드가 일치하는 타격 조언을 통해 확실하고 정교한 장타자로 변신했다. 포수 홈런왕으로 명성을 날렸던 박경완 배터리 코치의 조언도 작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의 홈런대폭발의 이유를 기술적으로 설명했다. "작년까지는 머리가 움직였다. 왼쪽 벽이 무너지니 방망이가 앞으로 가지 못하고 뒤로 가며 앉은 포수를 치기도 했다. 최고의 단점이었다. 그것을 고치려고 마음 먹었다. '2할8푼, 30홈런 칠 수 있다'고 꼬셨다"며 웃었다.
"머리가 나가면 끝이다. 인아웃 스윙이 좋은데 아웃인 스윙으로 파울홈런 30개를 쳤다. 그걸 안으로 넣으면 30홈런이 된다. 동원이는 스윙라인이 좋다. 헤드스피드도 빠르다. 새카맣게 파울홈런을 쳤는데 스윙이 빠져서 그렇다. 이제는 바깥쪽 볼도 스윙라인에 걸리면 가운데 홈런이 되고 우측 안타가 나온다. 컨택 커버리지가 만들어졌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방망이 뿐만 아니라 포수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아담 플럿코는 지난 26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를 따낸 이후 "박동원이 공격과 수비에서 팀에 기여가 많다. 유강남도 박동원도 좋은 선수이다"며 특별하게 고마움을 전했다. 13홈런을 터트리는 타자뿐만 아니라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로도 큰 기여를 한다는 의미였다.
LG는 평균자책점 1위(3.31)를 자랑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철벽라인이다. 그만큼 포수 박동원의 기여도도 상당하다. 이제는 동료투수들에게서 인정받고 있다. FA 계약해도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 염 감독은 "동원이는 어깨가 좋고 운동 열심히 하고 고지식하다. 포수는 고지식해도 된다"며 박수를 보냈다. LG가 최고의 혜자 계약으로 날개를 달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