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상수가 친정팀 삼성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김상수는 26일 정규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3월 시범경기 때 대구에 왔을 때보다 이번이 더 설렌다. 시즌 첫 대구 원정 경기라서 설렘 두 배"라고 웃어 보였다.
김상수는 1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와 3루 그리고 중앙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팬들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상수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회 우익수 플라이에 이어 3회 2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던 김상수는 1-1로 맞선 5회 2사 1,3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선발 양창섭과 볼카운트 2B-2S에서 8구째 직구(142km)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3루 주자 강현우는 여유 있게 홈인. 4-1로 앞선 9회 1사 2루 찬스에서 투수 땅볼로 아웃되며 안타를 추가하는데 실패.
KT는 삼성을 4-1로 꺾고 지난 24일 수원 키움전 이후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선발 배제성은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김상수는 "결승타로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팀이 그동안 안 좋았는데 3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게 되어 뿌듯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1회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그는 "감회가 새로웠다. 아직까지 잊지 않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제는 삼성을 상대하는 입장이 됐지만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중석은 물론 3루 덕아웃에 있는 삼성 선수들도 김상수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상수는 "앞줄에 있는 선수들이 박수쳐주는 걸 보고 정말 고마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5회 2사 1,3루 찬스에서 양창섭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적시타를 날린 그는 "최근 타격감이 좋아서 그런지 좋은 타구가 나왔다"면서 "9회 하나 더 쳤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했다.
이어 "오늘 결승타로 만족한다. 요즘 들어 잘하든 못하든 오늘은 오늘로 끊어 가려고 한다. 오늘은 잊고 내일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 벌레에 오른손 검지를 물린 그는 "갑자기 벌레가 와서 물었는데 벌에 쏘인 느낌이었다. 보니까 가시가 박혀 있더라. 트레이닝 파트에서 확인했는데 다행히 붓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선발 배제성이 이전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도 좋은 피칭으로 경기를 잘 끌어줬다.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첫 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 "끌려가는 경기에서 김민혁이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상수의 결승타가 주효했고 문상철의 추가 타점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투수들이 3연투를 해서 힘들었을 텐데 좋은 피칭을 해줬다.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 등 불펜 투수들이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