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하는 투구였다.
올 시즌 5선발로 낙점된 삼성 양창섭은 두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7일 LG전에서 5이닝 5실점(7피안타 5볼넷)으로 무너졌다. 13일 SSG를 상대로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퓨처스 무대에서 쾌투 행진을 펼쳤다. 6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이다.
5선발로서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양창섭이 26일 대구 KT전에서 5이닝 3실점(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무엇보다 볼넷 허용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고무적이었다.
1회 강백호, 김상수, 앤서니 알포드를 꽁꽁 묶은 양창섭은 2회 선두 타자 박병호를 삼진 처리한 뒤 김민혁과 문상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호연을 2루수 직선타로 유도한 데 이어 2루 주자 김민혁도 잡아냈다.
3회 박경수와 강현우를 각각 유격수 뜬공, 삼진 처리한 양창섭은 2사 후 강백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2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양창섭은 4회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를 뜬공으로 유도한 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혁에게 우월 솔로 아치를 내줬다. 문상철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4회 투구를 마쳤다.
5회 2사 후 강현우의 2루타와 폭투 그리고 강백호의 자동 고의4구로 1,3루 위기에 몰린 양창섭. 김상수와 양창섭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했다. 박병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닝 마무리.
양창섭은 1-3으로 뒤진 6회 우완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총 투구수 9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9개. 최고 구속 14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5선발 후보 가운데 2번 연속 등판한 투수가 없다. 5이닝을 채운 이도 없었다. 좋은 기회인데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양창섭이 5선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등 계산이 서는 투구를 선보였다. 1-4 역전패를 당했지만 양창섭의 호투는 패배 속 위안거리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