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홈런왕, 역대 단 2차례 있었다. 1995년 김상호(OB, 25홈런)와 2018년 김재환(두산, 44홈런)이 주인공이다. 포수 홈런왕, 역대 단 2명 있었다. 이만수가 1983년(27홈런), 1984년(23홈런), 1985년(22홈런) 3연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박경완이 2000년(40홈런)과 2004년(34홈런) 홈런 타이틀을 수상했다.
어려운 조건 두 가지가 겹쳤다. 잠실 포수 홈런왕. 역대 최고 난이도의 홈런왕일거다. LG 박동원이 그 힘든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박동원은 25일 인천 SSG전에서 1회 2사 1, 2루에서 송영진의 직구(146km)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8회에는 문승원의 슬라이더(140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 경기 홈런 2방을 몰아친 박동원은 시즌 12호 홈런으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홈런 2위는 두산 로하스(9개)와 한화 노시환(9개)이다. SSG 최정과 최주환, 한화 채은성이 8개로 공동 4위 그룹이다.
박동원의 개인 최다 홈런은 2021년 키움 시절 22개다. 올 시즌 몰라보게 홈런 숫자가 늘어났다. LG가 치른 44경기에서 12홈런, 산술적으로 144경기에서 39홈런까지 가능하다.
주위에서 ‘잠실 포수 홈런왕’을 기대하는데, 정작 박동원은 손사래를 친다. 박동원은 25일 경기 후 “아직 6월도 되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포수 홈런왕이 바로 옆에 있다. 통산 314홈런을 기록한 박경완 LG 배터리 코치는 박동원에게 ‘홈런왕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박동원은 “박경완 코치님께서 얘기하시는데, 내 주제를 알아야 한다. 코치님을 따라갈 수 없다. 코치님께서는 할 수 있다고 하시는데, 코치님은 레전드고 해 보셨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나는 그 정도의 포수가 아니다. 전혀 욕심내지 않고 있는데, 코치님 혼자 욕심내고 있으시다”고 말했다.
올 시즌 홈런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은 박동원 개인의 노력과 함께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효과를 보고 있다. 박경완 코치는 자신의 경험으로 “공의 띄우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조언했다. 캠프 때부터 선수 시절 홈런을 많이 치기 위해 연습했던 노하우를 박동원에게 대방출했다. 박동원은 “감독님과 타격코치 두 분(이호준, 모창민)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니까 복합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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