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던지다간 못갑니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1)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들어갈 것인지 관심이다. 2021년 루키시절에는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당당히 승선했다. 데뷔와 동시에 150km가 넘는 무시무시한 볼을 던지며 강렬한 임팩트를 주었다. 좌완 계보를 잇는 후계자로 단숨에 뛰어올렸다.
당시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던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서 저런 좌완이 나왔는가"라며 호평을 했고 올림픽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림픽 대회에서도 에이스 노릇을 하며 박수를 받았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이의리의 진가를 확인했고 신인왕까지 따냈다.
데뷔시즌은 100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인해 94⅔이닝에 그쳤다. 그러나 2022시즌은 첫 10승 고지와 규정이닝(154이닝)을 소화하며 든든한 선발자원으로 뿌리를 내렸다. 여세를 몰아 제 5회 WBC대회 태극마크를 또 달았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고전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이었다.
그러나 2023시즌은 다소 주춤하다. 9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2.97를 기록 중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아쉬움을 주고 있다. 39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경기당 5이닝에 미치지 못한다. 49개의 탈삼진을 뽑아냈으나 32개의 볼넷을 내주었다. 낮은 피안타율(.200)이지만 볼넷이 많은 탓에 WHIP가 1.53에 이른다.
6이닝은 1경기에 불과했고 퀄리티스타트도 1회 작성에 그쳤다. 지난 19일 키움(광주)을 상대로 7이닝 1실점의 쾌투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다.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2피안타(2볼넷)에 그쳤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제구가 되자 난공불락의 투수였다.
힘을 빼고 초구부터 적극적인 투구가 통했다. 김종국 감독도 "마치 캐치볼을 하듯이 던졌다"며 호투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당시 이의리는 대표팀 승선에 대해 "올해처럼 던지면 못갈 수 있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이어 "대표팀 생각하지 않고 오늘처럼만 던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바로 다음 경기였던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호투를 기대받았다. 1회는 최고구속 153km짜리 직구를 뿌렸다. 체인지업 구속이 140km가 나올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다. 그러나 제구가 문제였다. 2회말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인환을 상대로 헤드샷을 던졌다. 결국 자동퇴장됐다.
대한야구협회는 6월초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명단 24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구위로는 당연히 뽑힐만한 재목이다. 그러나 제구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다음 등판이 주목받는다. 순서에 따르면 이의리의 오는 31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스스로 태극 능력을 증명해야만 하는 경기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