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1할대이지만 영양가가 다르다. 그가 홈런을 치는 날마다 KIA는 이긴다. 벌써 4전 전승.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거포 변우혁(23)이 그 주인공이다.
변우혁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5회 ‘0’의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을 쳤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한화 선발 장민재의 4구째 한가운데 몰린 136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4호 홈런. KIA의 4-2 승리에 발판을 마련한 한 방이었다.
KIA는 올해 변우혁이 홈런을 때린 4경기를 전부 이겼다. 4개의 홈런 중 3개가 동점 상황에서 나온 선제 홈런으로 나머지 하나도 1점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터진 영양가 만점 대포들이었다.
지난달 2일 문학 SSG전에서는 2회 커크 맥카티에게 선제 솔로포로 이적 첫 홈런을 신고하며 팀의 시즌 첫 승에 기여했다. 이어 같은 달 22일 광주 삼성전에도 1-0 리드를 잡은 1회부터 원태인에게 만루 홈런을 폭발하며 팀의 6-2 승리를 견인했다.
5월로 넘어와서도 지난 9일 광주 SSG전에서 4회 김광현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홈런은 결승포이기도 했다. 24일 한화전까지 변우혁이 홈런 치면 KIA가 승리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우혁이가 홈런 4개를 쳤는데 그 경기에서 우리가 다 이겼다. 선제 홈런도 있고, 쐐기 홈런도 있는데 전부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맥카티, 김광현, 원태인, 장민재 상대로 친 것이라 홈런의 순도가 높다”고 칭찬했다.
지난 2018년 천악북일고 3학년 때 고교 야구 나무배트 사용 이후 한 시즌 최다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은 변우혁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연고팀 한화에 입단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도 일찍 마쳤지만 한화에선 노시환, 김인환, 정민규 등 1~3루 포지션에서 중복되는 선수들이 있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허리 부상이 겹쳐 1군에서 21경기 타율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 3홈런 8타점 OPS .721에 그쳤다.
결국 시즌 종료 후 한화를 떠나 KIA로 트레이드됐다. KIA는 한승혁과 장지수, 2명의 투수를 내주며 군필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받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린 변우혁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 지금까지 1군에서 시즌을 소화 중이다. 1루수, 3루수, 지명타자, 대타를 오가며 한화 시절부터 출장 기회를 늘었다.
팀의 39경기 중 20경기만 선발로 나서 완전한 주전은 아니다. 교체 9경기 포함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1할8푼1리(83타수 15안타)로 타율도 무척 낮다. 하지만 장기인 장타력을 살려 잊을 만하면 강렬한 임팩트를 보이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지금 우혁이에게 바라는 것은 타율이 아니다. 장타 그걸 보고 트레이드했다. 우혁이 홈런 4개로 4승했으니 정말 잘해주고 있는 것이다”며 “아직 풀타임 첫 해이고, 앞으로 계속 경험을 쌓으면 타율과 출루율도 높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KIA는 올해 팀 홈런(22개), 장타율(.349) 모두 8위로 멀리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한 팀이다. 변우혁의 홈런 4개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6개)를 제외한 KIA 국내 타자 중 최형우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 기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