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한화 이글스 출신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3)이 고향팀 시카고 컵스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어릴 적 응원하던 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한국을 떠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터크먼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회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컵스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메츠의 일본인 우완 선발 센가 고다이 상대로 2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터크먼은 2-2 동점이 된 3회 2사 2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터뜨렸다. 센가의 2구째 바깥쪽 낮은 95.7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 2루 주자 스즈키 세이야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 결승타.
컵스는 왼쪽 무릎을 다친 주전 중견수 코디 벨린저를 지난 2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하며 트리플A 아이오와에서 뛰던 터크먼을 불렀다. 터크먼은 콜업 후 5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3할6푼4리 1타점 3볼넷 3삼진 1도루 출루율 .500 장타율 .455 OPS .955로 기대 이상 성적을 내고 있다.
첫 2경기는 교체로 나섰지만 최근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첫 선발이었던 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도 볼넷 2개를 골라냈고, 23일 메츠전에선 2루타와 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24일 메츠전 2안타까지 최근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행진.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꽤 인상적이다.
지금 속한 팀이 컵스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시카고 북서 쪽에 위치한 교외도시 팰러타인 출신인 터크먼에게 컵스는 고향팀이다. 지난 2017~2021년 콜로라도 로키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5시즌 통산 257경기를 뛰었지만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마침내 꿈을 이뤘다.
지난 24일 시카고 지역 매체 ‘데일리 헤럴드’에 따르면 터크먼은 “컵스는 우리 가족이 응원하던 팀이었다. 가끔 리글리필드를 찾았는데 고등학교 이후 더 많이 갔다. 어릴 때 마이너리그 경기를 보러 가기도 했다. 이곳에 오는 건 항상 특별하다”며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한 추억을 떠올렸다.
터크먼은 지난해 KBO리그 한화 소속으로 1년을 뛰어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 144경기 모두 선발출장하며 타율 2할8푼9리(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19도루 64볼넷 104삼진 출루율 .366 장타율 .430 OPS .796을 기록했다.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도가 높았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장타력과 찬스에서 결정력에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후 한화와 재계약 협상을 했지만 서로 의견 차이를 보여 결렬됐고, 터크먼은 미국으로 돌아가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1년만 뛰고 한국을 떠난 아쉬움이 있었지만 절치부심했고, 고향팀 컵스에서 뛰는 꿈을 이뤘다. 벨린저가 돌아오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 있지만 2년 만에 돌아온 빅리그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며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