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로선 1패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KIA는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투수 8명을 썼다. 마무리 정해영을 제외한 불펜투수 7명이 총동원됐다. 올 시즌 KIA의 한 경기 최다 투수 등판 경기. 선발 이의리가 2회 헤드샷 사구로 퇴장을 당하면서 시작된 강제 불펜 데이였다.
1회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시작한 이의리는 그러나 2회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다음 타자 김인환에게 던진 초구 146km 직구가 손에서 빠져 헬멧을 그대로 맞혔다. 맞는 순간 김인환이 타석에 쓰러졌고, 깜짝 놀란 이의리는 머리를 감싸며 어쩔 줄 몰라했다.
다행히 김인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1루로 걸어나갔고, 이의리는 사과 표시를 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직구로 타자 머리를 맞히면 투수가 자동으로 퇴장되는 KBO 헤드샷 규정에 따라 이의리는 1이닝 22구 만에 강판되고 말았다. 서진용(SSG), 이승진(두산), 구승민(롯데)에 이어 시즌 4호 헤드샷 퇴장인데 그 중 선발투수는 이의리가 처음이다.
경기 초반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이의리가 물러나면서 KIA 벤치가 바빠졌다. 덕아웃에 있던 장현식이 급하게 외야 불펜으로 전력 질주하며 뛰어갔고, 불펜에 있던 김기훈이 서둘러 몸을 풀고 난 뒤 마운드로 향했다.
무사 1,2루에서 올라온 김기훈은 그러나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오선진, 이진영, 박상언에게 3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15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는 3개뿐.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올라온 김대유도 정은원에게 몸에 맞는 볼로 또 밀어내기 점수를 줬다. 2회에만 안타 없이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2개로 3실점했다.
하지만 KIA 타선이 3회초 2점을 뽑으며 3-3 동점을 만들었고, 3회말 핵심 불펜 임기영이 이닝 시작부터 투입됐다. 임기영은 5회까지 41개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6회에는 필승조 일원인 장현식이 투입됐지만 1이닝을 던지며 삼진 3개를 잡았지만 안타 2개와 포수 신범수의 포일이 겹쳐 1실점(비자책)했다.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7회 이준영(⅓이닝), 전상현(⅔이닝)에 이어 8회에는 불펜 에이스 최지민(1이닝)까지 1점차 뒤진 상황에서 투입됐다.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지만 KIA 타선이 한화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며 3-4, 1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11~13일 광주 홈 3연전에 이어 올해 한화에만 2연속 1승2패 루징시리즈.
불펜 소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KIA로선 단순한 1패 이상의 손실이다. 26일부터 광주 홈에서 1위 LG를 만나는데 24~25일 한화전에 연투한 임기영, 최지민의 등판이 3연전 첫 날은 쉽지 않다. 선발 아도니스 메디나가 최대한 길게 이닝을 끌어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