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왜 우타 기대주의 반대급부로 1군 경험이 1경기뿐인 신예 우완투수를 택했을까.
두산은 지난 25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SSG와의 깜짝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은 오후 3시 40분경 SSG에 외야수 겸 내야수 강진성(30)을 보내고, 반대급부로 우완투수 김정우(24)를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SSG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두산에 강진성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했고, 두산은 내부 논의 끝에 마운드 보강을 결정하며 25일 오전 강진성의 반대급부로 투수 김정우를 택했다. SSG가 제시한 트레이드 가능 선수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였다.
1999년생인 김정우는 동산고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SSG의 전신인 SK 1차 지명된 우완 기대주다. 상무를 통해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올해 퓨처스리그서 14경기 2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로 활약 중이었다. 다만 1군 통산 기록은 2019년 1경기(1이닝 1실점)가 전부이며, 최근 2군에서 발가락부상을 당하며 20일 상무전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은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뒀다.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던 SSG와 달리 마운드 리빌딩을 위해 20대 초반의 전도유망한 투수를 데려왔다. 두산 관계자는 “김정우는 최고 구속 148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매력적인 카드다. 단순한 구속보다 속구의 무브먼트에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기본적인 변화구 구사도 강점으로 확인했다. 또한 퓨처스리그서 마무리 보직을 소화한 선수다”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트레이드 직후 만난 이승엽 감독도 “김정우는 1차 지명 선수에 올해 퓨처스 성적도 괜찮다. 나이가 어리고 군대 문제도 해결했다. 투수는 1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기 때문에 김정우를 택하는 결정을 내렸다”라며 “지금 당장보다는 미래를 본 선택이다. 발가락 쪽이 좋지 않아 최근 며칠 쉬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라고 앞날에 비중을 뒀다.
두산은 일단 김정우를 퓨처스리그에서 뛰게 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발가락 부상도 있지만 부상이 없더라도 1군에서 곧바로 쓰기엔 무리라는 평가를 내렸다. 퓨처스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라고 해도 2019년 5월 25일 NC전 이후 4년이 넘도록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김정우는 26일 잠실구장으로 향해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눈 뒤 이천 베어스파크로 향해 제구를 가다듬을 예정이다.
한편 이 감독은 보상선수 성공신화에 실패한 강진성이 새 둥지에서는 날개를 펼 수 있길 기원했다. 이 감독은 “강진성이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가 심적으로 좋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또 부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트레이드가 됐다”라며 “우리 팀에서 기회가 많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 자체는 워낙 성실하다. 내, 외야 수비가 다 되고, 배팅 정확도도 높아서 활용 가치가 높다. 진성이에게 잘 된 일이 아닌가 싶다. 아까 인사를 와서 SSG가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줬다. 이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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