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에서 가장 활발하고 상대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선수를 꼽자면 단연 황성빈(26)이다.
하지만 현재 황성빈은 1군이 아닌 2군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왼쪽 발목 전거비인대(복숭아뼈 근처)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전열을 이탈했다. 앞서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던 상황에서 연이어 당한 부상으로 롯데의 스피디한 야구를 위한 엔진이 사라졌다.
황성빈의 부재를 그나마 잘 대처하고 있던 롯데였다. 그러나 외야진에서 황성빈 외에도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통증을 안고 있던 선수들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외야진 뎁스까지 약해졌다. 잭 렉스가 무릎 슬개건 부상으로 말소됐고 1군에 머무르면서 경기를 뛰고 있지만 안권수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꾸준히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부상을 당한 황성빈은 이탈한 지 한 달이 채 안되는 시점에 복귀 경기를 치렀다. 예상보다는 빠른 복귀 페이스다. 지난 23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로 부상 복귀전을 치렀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4일 상무전에서는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고 6이닝 동안 수비를 소화했다.
수비까지 소화한 것은 복귀가 임박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황성빈의 복귀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25일 사직 NC전을 앞두고 황성빈에 대해 "일단 오늘 경기가 끝나고 몸 상태가 어떤지를 체크하고 그거에 맞게 다음 계획을 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서튼 감독은 황성빈에게 "급하게 하지 말자, 프로그램대로 가자"라면서 황성빈의 의욕을 누그러트리고 있던 상황. 또한 서튼 감독이 고려한 것은 주말 3연전 상대였다.
롯데는 주중 NC와 3연전을 치르고 26일부터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서 3연전을 치른다. 고척돔은 현재 국내 9개 구단 중 유일한 인조잔디 구장이다. 인조잔디지만 그렇다고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야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행사 대관 등을 하면서 잔디가 점점 짧아졌고 딱딱해졌다. 발목 무릎 등 다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구장이다.
많이 뛰는 유형이자 또 발목 부상에서 복귀하게 되는 황성빈에게는 극악의 환경이다. 서튼 감독은 이 부분을 고려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내일부터 우리는 키움과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고척돔은 실내 구장이고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발목 부상을 당한 선수가 곧바로 인조잔디 구장에서 경기를 하면 무리가 될 수 있다. 그것 역시 고려를 하고 있다"라면서 고척 3연전에서 황성빈이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사실을 넌지시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