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필승조로 떠오른 ‘특급 신인’ 김서현(19)이 9점차 리드 상황에서 나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에겐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김서현은 지난 23일 대전 KIA전에서 9-0으로 크게 앞선 6회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에 이어 구원등판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필승조로 격상된 김서현에게 9점차 큰 리드 상황 등판은 조금 의외였다.
김서현은 6회 최형우를 3구 삼진 처리하며 공 9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지만 7회 소크라테스 브리또에게 중월 3루타, 변우혁에게 중전 적시타, 신범수에게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맞고 내려갔다.
한승주가 류지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김서현의 이날 기록은 1⅓이닝 3실점.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마감한 김서현은 평균자책점도 2.08에서 3.77로 치솟았다.
최원호 감독은 24일 KIA전을 앞두고 김서현 투입에 대해 “5회까지 9-0 리드였는데 우리가 3연패 중이었다. 자칫 느슨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고, (6~7회) 2이닝을 센 카드로 꽉 막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원래 2이닝을 풀로 던지고 오늘 쉬게 해주려 했는데 계속 맞는 상황에서 놔둘 순 없었다”고 밝혔다.
3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필승조 중 한 명인 김서현 카드로 상대 추격 흐름을 완전하게 차단하려는 목적이 먼저였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최 감독은 “최근 서현이가 타이트할 때만 나갔다. 여유 있는 상황에 길게 던지며 직구 감을 찾길 바라는 의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서현은 최근 직구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변화구 구사 비율이 크게 높았다. 슬라이더 제구가 좋다 보니 변화구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날 9점차 여유 있는 상황에서 직구도 늘리며 감을 잡았으면 하는 목적이었다. 최 감독은 “초반에는 직구를 좀 던지더니 카운트가 불리하니 변화구로 가더라”며 웃었다. 이날 김서현은 총 25개 공을 던졌는데 12개가 직구였다.
한편 최 감독은 9-3으로 앞선 9회 6점차 리드에서 마무리 박상원을 투입한 것에 대해서도 “7~8회 경기 분위기가 점수 차이에 비해 묘하게 흘렀다. 연패 중이 아니었다면 다른 운영을 할 수 있었으나 3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였다. 깔끔하게 끝내기 위해 박상원을 올렸는데 깔끔하게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가 9-5로 승리하긴 헀지만 박상원은 9회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고전하며 32개의 공을 던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