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마뚜루] 한국야구 초창기 발자취를 정리한 『한국야구의 탄생』 발간에 붙여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23.05.24 14: 26

한국야구 초창기 발자취를 정리한 『한국야구의 탄생』(민속원 발행)이 최근에 나왔다.
『한국야구의 탄생』은 손환(중앙대 체육과 교수), 하정희(순천향대 교수), 이가람(경상국립대 교수) 세 교수가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
『한국야구의 탄생』은 미국과 일본의 야구 탄생을 간략하게 정리한 데 이어 한국야구의 도입 과정과 한국야구의 개척자인 필립 질레트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한국야구 발전 단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일 유학생의 고국 방문 경기와 대한흥학회의 활동 내역, 전국체육대회의 출발점이 된 전조선 야구대회, 한국야구의 본거지였던 경성운동장의 흥망성쇠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사실의 발굴보다는 여태껏 손환 교수 등이 학술지에 발표했던 논문의 내용을 재정리한 것이다. 손환 교수는 머리글을 통해 2002년 ‘대한흥학회의 스포츠 활동에 관한 연구’, 2003년 ‘한국야구 도입설에 관한 연구’, 2011년 ‘한국 최초 야구경기에 대한 고찰’ 같은 논문을 수정, 보완해 엮었음을 밝혔다.
부록으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으로 고초를 겪은 이길용(1899~?) 선생이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한국야구 최초의 개설사인 ‘조선야구사’와 ‘황성기독청년회(YMCA)의 첫 일본 원정경기’ 등이 실려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 『체육대감』(1957년)과 오시마 가츠타로의 『조선야구사』(1932년)에 수록돼 있는 야구 관련 사진, 체육 유품 수집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손환 교수의 1920년대 부산공설운동장 야구장, 1930년대 대구공설운동장 야구장, 원산중학교와 평양중학교 학생들의 야구 모습 등이 눈길을 끈다.
한국야구의 도입부는 여전히 그 전모가 속 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료의 태부족으로 인한 실증적인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비록 소수의 연구자에 의해서일망정 숨어 있던 사실 정리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한국 야구사의 온전한 복원은 갈 길이 멀다. 심지어 1999년 한국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펴낸 『한국 야구사』 조차 사실 오류와 잘못된 기술이 숱한 지경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즈음이다.
글. 홍윤표 OSEN 고문
사진. 민속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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