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형 외인이 맞나?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들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 2점대 ERA 좌완 듀오와 계약을 포기하고 150km를 넘는 구위형 투수라는 이유로 영입했다. 그러나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투구가 아니다. 향후 5할 승률은 물론 선두권 공략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숀 앤더슨은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 4⅓이닝동안 10안타 5볼넷 4탈삼진 9실점(6자책)을 했다. 1회 3실점으로 끝날 뻔 했지만 박찬호의 송구실책으로 추가 3실점한 것이 컸다. 그러나 높은 피안타율, 제구난조까지 보이며 초반에 승기를 내주었다.
앤더슨은 4월에 강했다. 6경기 38⅓이닝을 소화했다.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ERA 2.58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외국인 에이스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5월 3경기에서는 QS 작성을 못했고 6이닝 소화력도 없었다. ERA 7.43으로 급전직하했다. 에이스의 모습이 아니었다.
함께 영입한 아도니스 메디나도 7경기에서 2승5패, ERA 5.79를 기록하고 있다. QS는 세 차례 작성했다. 이닝 소화력도 떨어지고 있다. 역시 제구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지만 잘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피안타율이 2할9푼2리, WHIP 1.55나 된다.
KIA는 2022시즌을 마치고 좌완 듀오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와 과감하게 재계약을 포기했다. 놀린은 21경기 8승8패, ERA 2.47, 파노니는 14경기 3승4패, ERA 2.72를 기록했다. 놀린은 부상경력으로 풀타임 불확실성, 파노니는 막판에 공략을 당하는 점을 감안해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다른 구단들도 두 선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신 제구형이 아닌 구위형 외인투수를 영입하겠다고 공언했고 두 투수와 계약했다. FA 포수 박동원의 유출로 인해 공격력과 수비력의 빈틈을 강력한 구위형 외인투수로 메울 계획이었다. 두 투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대를 안겼다. 그러나 메디나는 개막직후부터 아슬아슬한 피칭을 했다.
앤더슨은 4월은 에이스 투구로 믿음을 주었다. 그러나 5월들어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두 투수 모두 150km가 넘는 강력한 직구를 던지지 못하고 있다. 140km대 중후반의 포심 혹은 투심이다. 예리했던 스위퍼형 변화구도 잘 듣지 않으며 상대타자들에게 공략당하고 있다.
외인투수들이 제몫을 해야 선두권 공략이 가능하다. 이닝을 많이 소화해주어야 불펜야구도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갈수록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발이 약해지만 불펜도 부화가 걸린다. 외인투수들이 다음 등판에서 반등의 신호를 보일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