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대체선발 ‘4승 1점대 ERA’…감독은 “국내 1선발” 칭찬, 선수는 왜 “선발 욕심없다” 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5.24 08: 01

"대체 선발일 때 잘 던지는 게 더 멋있다."
LG 임찬규가 롱릴리프에서 선발로 보직이 바뀐 이후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LG 토종 선발진에서 으뜸이다.  
임찬규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4승째.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종료 후 LG 임찬규가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05.23/ksl0919@osen.co.kr

공동 1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빅매치에서 최고 147km의 직구(41개)와 주무기 체인지업(32개), 낙차 큰 커브(18개)를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압도했다. 홈런 한 방으로 1점을 내준 것이 유일했다.  
1회 추신수-최지훈-최정 상대로 삼자범퇴로 끝낸 임찬규는 2회 1사 후 최주환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5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6회 2아웃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6회 2사 후 최지훈의 타구에 허벅지를 맞았고, 타구가 1~2루 사이로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임찬규는 몸 상태를 살피러 올라온 트레이너에게 '괜찮다'고 하고 빠르게 경기를 속행했다.
최정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2사 1,3루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타격 1위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내지르며 포효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아주 강한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었다. 원하는 대로 들어가서 순간적으로 세리머니가 나왔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직구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평소보다 빨랐다. 임찬규는 “이런 날씨가 던지기 괜찮은 것 같다. 느낌이 좋았다. 세게 던지려고 의도하지 않고 밸런스로 던졌는데 147km가 나왔다. 자신감 있게 던지고 밸런스가 조금 잘 맞아 빠르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가 시즌 초반 롱릴리프에서 선발로 팀에 공헌도가 높다고 칭찬했다. 4월 LG의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플럿코를 제외하고 켈리와 김윤식은 부진했고, 이민호는 1경기 던지고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빠졌고, 5선발 강효종도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롱릴리프 역할을 하던 임찬규가 4월 중순 임시 선발로 합류했다가 지금은 3선발급 활약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6으로 맹활약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에 대해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 같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찬규가 준비가 잘 된 게 투수 파트에서는 가장 큰 도움을 줬다. 투수진에서 부상이 많이 있고 무너졌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축을 만들어준 것이 찬규의 역할이 5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위 맞대결'에서 LG가 웃었다. LG는 단독 1위, SSG는 2위로 밀려났다. L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9-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LG 염경엽 감독, 임찬규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05.23/ksl0919@osen.co.kr
임시 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에이스급 모드다. 선발로 등판한 6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7이다. 그럼에도 선발에 대한 욕심은 없다.
임찬규는 “캠프 때부터 롱릴리프로 준비할 때 감독님께서 선발진은 어린 투수들이 좋기에 그 뒤를 좀 받쳐달라는 얘기를 해서 거기에 집중했다. 롱릴리프에 집중하다 보니까 내려놓게 됐다. 선발, 퀄리티 스타트, 5이닝 이런 것들을 내려놓게 되고 그냥 내 색깔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선발 기회가 왔고, 그 기회도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언제든지 롱릴리프로 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민호, 상무에서 뛰고 있는 이상영이 6월에는 선발진에 복귀할 수 있다. 임찬규는 “민호나 어린 투수들이 오면 내가 중간에서 힘이 돼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팀이 필요한 자리를 내가 메워주는 게 내 가치도,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아 (선발과 롱릴리프를) 왔다 갔다 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찬규는 "대체 선발일 때 이렇게 잘 던지는 게 더 멋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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