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가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전 어깨 부상으로 조기 방출된 버치 스미스 악몽을 빠르게 지우며 한화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산체스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승과 함께 평균자책점도 1.00에서 0.64로 끌어내렸다.
지난 19일 한화와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하며 대체 선수로 합류한 산체스는 11일 대전 삼성전(4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17일 대전 롯데전(5이닝 3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호투를 이어가며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산체스가 나온 3경기를 모두 이겼다.
1회 1사 후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산체스는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실책이 나와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김선빈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최형우를 1루 땅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한화 타선이 1회 대거 6득점을 지원하면서 산체스도 2회부터 조금 더 편하게 던졌다. 황대인을 몸쪽 낮은 152km 직구로, 한승택을 체인지업으로 각각 루킹,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3회에도 김호령을 몸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류지혁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잡으며 기세를 올린 산체스는 박찬호의 3루 땅볼 타구 때 노시환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김선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최형우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 직선타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4~5회에는 연속 삼자범퇴로 끝내며 첫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우타자 상대 몸쪽 깊은 직구와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진을 뺏어냈다. 이날 총 투구수는 93개로 최고 153km, 평균 150km 직구(43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5개), 커브(9개), 투심(2개)을 고르게 구사했다.
경기 후 산체스는 "항상 팀의 승리가 첫 번째 목표다. 개인적인 승리도 좋지만 그걸 떠나 팀이 승리하는 게 최우선이다"며 "오늘 잘 던진 이유를 말하자면 지난 경기 후 베테랑 선수들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상황별로 어떤 변화구를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얻어 적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팀 내 베테랑 투수들에게 고마워했다.
이어 산체스는 "KBO 공인구는 미국보다 조금 작은 그런 부분에서 잘 적응했다. 변화구도 어떤 구종이든 다 자신 있다. 던지기 어려운 변화구는 전혀 없다. 내가 가진 구종들을 믿기 때문에 어떤 구종도 별로라고 할 수 없다"며 "KBO리그 환경이 마음에 든다. 주변 사람들부터 팬들까지 모두 열정적이다. 덕분에 더 즐겁게 야구할 수 있다"고 주변에 고마움을 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