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마다 타자가 칠 수 있다, 치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3)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4경기 만에 올 시즌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된 정찬헌은 지난해 7월 2일 한화전 승리 이후 325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정찬헌의 승리구를 챙기고 물을 뿌리며 세리머니를 하는 등 신나게 축하를 했다.
“그렇게 막 감회가 새롭지는 않다”라며 웃은 정찬헌은 “그래도 우리 팀이 아직 하위권에 있는데 연승을 해야하는 방향 속에서 내가 힘이 됐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전 경기에서는 내가 운이 없었다기 보다는 내 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오늘은 투타가 잘 맞아 떨어졌다. 야수들에게 너무 고마운 경기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시즌 첫 2경기에서 연달아 6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던 정찬헌은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경기를 나가고 공을 던지는 것이 목적이었다. 내가 승리를 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팀이 이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내가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서 아쉬운 것은 없었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정찬헌은 지난 17일 두산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승리를 수확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못하다보니까 캠프 때 와야하는 컨디션 하락이 왔다. 첫 두 경기를 열심히 던지다보니 혼자 복잡해지고 몸도 많이 무거웠다. 이 순간을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 회복하는데 집중을 했고 그것이 오늘 경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반등의 비결을 밝혔다.
올 시즌 경기마다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정찬헌은 이날 경기에서도 단 69구만 던지며 6이닝을 책임졌다. 정찬헌은 “아무래도 내가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다보니까 어떤 코스에서 카운트를 잡고 삼진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기 보다는 어떤 코스에서 타자를 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삼진을 잡는 피칭을 하고도 싶지만 그럴 구위가 없으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매 순간마다 '타자가 칠 수 있다, 치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찬헌은 오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것은 선발전환 후 처음이다. “신인 때 이후로 4일 휴식 후 선발등판은 처음인 것 같다”라며 웃은 정찬헌은 “(이)지영이형과 계속 하는 말이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나는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니까 하던대로 준비하자’라고 이야기한다. 다음 경기도 그렇게 준비할 것 같다”라며 변함없이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