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이 ‘4월 MVP’의 포스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여느때와 달리 강하게 포효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의 인연이 더욱 생각나서 였을까.
롯데 나균안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6구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나균안은 최고 147km의 포심 패스트볼 30개와 결정구 포크볼 39개, 커브 12개, 커터 4개를 구사하면서 확실하게 경기를 주도했다. NC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게 확실하게 억제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으로 앞서면서 경기 중반의 분수령이었던 5회초가 최대 위기였다. 선두타자 윤형준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맞는 2루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서호철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3루의 실점 위기에 몰렸다.
김주원 타석 때 폭투까지 나오면서 무사 2,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하지만 나균안은 에이스 답게 침착하게 위기를 풀어갔다. 김주원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협살로 잡아냈다. 1사 1,2루가 됐고 후속 도태훈은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1,2루의 상황에서 나균안은 손아섭을 맞이했다. 과거 팀 동료였고 또 한때 오랜 시간 룸메이트 단짝으로 지내기도 했었다. 2017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함께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던 때에는 홈런 세리머니를 함께 나누기도 했다. 그만큼 관계는 각별했다.
이런 손아섭과의 승부가 나균안 입장에서는 특별했을 터. 손아섭이 지난해 NC와 4년 64억 원의 FA 계약을 이적했고 이후 두 선수의 맞대결은 나균안의 절대 강세였다. 8타석 6타수 무안타 2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나균안은 신중하게 승부를 하면서도 힘이 들어갔다. 초구 134km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 째 패스트볼이 높게 향했다. 이후 패스트볼과 커브를 던졌지만 쉽게 요리하지 못하고 풀카운트까지 향했다. 그러나 나균안은 마지막 결정구 포크볼로 던져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손아섭은 탄식했고 나균안은 그 어느 때보다 포효를 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 후 나균안은 “아섭이 형은 룸메이트를 하면서 워낙 저를 많이 챙겨준 선배였다. 그래서 더 집중을 하려고 했던 게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아섭이 형이라서 무조건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경기 전에 ‘포크볼 던지겠다’라고 미리 말했는데 잘 들어간 것 같다”라면서 웃었다. /jhrae@osen.co.kr